[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롯데디자인경영센터의 초대 센터장 배상민 사장이 오는 14일 공식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임원급 임기 2년 가운데 절반이 지난 셈이다. 배상민 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만큼, 그간 디자인경영센터의 성과와 앞으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7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배상민 롯데디자인경영센터장 영입과 함께 신설된 디자인경영센터는 출범 초기와 비교해 인원이 3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사무 공간 확충을 준비 중이다. 10명 수준에서 시작해 현재는 30여 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인원은 지속적으로 충원된다고 롯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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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1년 2월 배상민 롯데디자인경영센터장(왼쪽)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의 초대로 잠실 시그니엘을 방문했다./사진=배상민 센터장 인스타그램 |
롯데그룹의 첫 디자인경영센터가 이처럼 규모를 키우는 것은 그룹 내 중장기 프로젝트를 여럿 맡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 재개발’, ‘서울 잠실 롯데월드 재개발’ 등이다.
각각의 프로젝트에는 롯데물산 등 실무를 맡는 계열사가 있고, 전체 그림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롯데디자인경영센터의 역할이다.
실제로 센터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industrial design)△유저 익스페리언스 디자인(ux, user experience)△커뮤니케이션 디자인(communication design) 등의 팀으로 구성됐다. 단순 제품 디자인이나 브랜드이미지(BI)에 국한하지 않고, 소비자 경험부터 조직문화 혁신까지 아우르는 디자인 전략을 짠다. 배상민 센터장이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3월 배 센터장이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을 방문한 후 SNS에 남긴 “롯데는 올드(old)한 것이 아니라 헤리티지(heritage, 역사적 가치)가 있는 기업임을 기억해 달라. 롯데만의 헤리티지를 디자인 혁신 콘텐츠로 새롭게”는 글에서 롯데디자인경영센터의 전략적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다만 디자인경영의 개념이 수치화 또는 정례화하기 어려운 부분인 만큼, 지난 1년 간 롯데 내부에서는 “디자인경영센터가 하는 일을 잘 모르겠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배 센터장은 롯데그룹 사장단 가운데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의 최연소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후 2005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올해 1월 롯데 입사 4개월 여 만에 ‘2022년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첫 비전 발표를 했다. 지난 1년이 현황진단과 목표 수립에 소요된 시간이었다면, 오는 2023년 상반기 VCM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성과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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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상민 롯데디자인경영센터장은 지난 3월 직원들과 함께 서울 영등포 롯데제과 공장을 방문했다. 롯데는 공장 부지를 '한국판 첼시마켓'으로 재개발 할 계획이다./사진=배상민 센터장 인스타그램 |
롯데그룹은 배 센터장 영입 후 디자인경영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달 29일 KAIST에 140억 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센터와 디자인센터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KAIST 교수 출신의 배 센터장이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디자인경영센터의 역할이 방향제시라, 직접 디자인을 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각 사업의 결과물에 녹아든다고 보는 게 맞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관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그룹에 따르면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영등포공장 부지는 미국 첼시마켓과 비슷한 ‘헤리티지 쇼핑몰’로 개발될 예정이다. 과거 과자 제조 공장이었던 첼시마켓은 1997년 개조를 통해 식료품점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쇼핑몰로 거듭나면서 뉴욕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잠실 롯데월드는 1989년 개장 이후 33년 만에 전면 재개발을 추진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등 그룹의 상징적인 부동산 자산을 개발, 관리한 경험이 있는 롯데물산이 맡았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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