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현진권 강원연구원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지난 5일 진행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이 현 후보자의 연구 이력과 경력을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의회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있기 전에 논평을 내는 것이야말로 강원도의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정치 공세’라는 지적이다.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설립된 연구 조직에 정치적 공격을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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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권 강원연구원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지난 9월 5일 진행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이 현 후보자의 연구 이력과 경력을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의회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있기 전에 논평을 내는 것이야말로 강원도의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정치 공세’라는 지적이다. 사진은 현진권 강원연구원장 후보자가 국회도서관 관장이었을 당시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끝낸 다음날인 지난 6일 ‘정치적 편향과 자질 논란, 현진권 강원연구원장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십시오’라는 논평을 내고 현 후보자에게는 자진 사퇴를, 김진태 강원도지사에게는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논평을 통해 시장주의자로 알려진 현 후보자의 행보가 ‘극우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의 이 같은 논평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의회가 공식적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 전에 사퇴 촉구 논평을 발표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명예교수는 칼럼을 통해 “만일 더불어민주당 논평과 같이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과 자질’이 문제라면 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해 ‘부적격’ 의견이 담긴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일”이라며 “이것이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논평과 언론플레이를 통해 공세를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신 명예교수는 현 후보자의 자질을 문제 삼은 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현 후보자의 이력을 통해 자질과 능력에 대한 문제가 없음이 공식적으로 인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신 명예교수는 “현진권 후보자는 국회도서관 관장에 임명됨으로써 더불어 민주당이 문제 삼고 있는 자질과 능력에 대한 논란이 문제없음이 이미 공적으로 인정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정한 절차를 무시하면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후보자는) 학자로서 연구에 매진한 것이 아니라 공직과 연구원 원장을 거치면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경험을 축적했다”면서 “대한민국 국회도서관 관장 직을 원만하게 수행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조직을 관리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강원도의 발전을 연구하는 조직의 연구원장에 ‘극우’ 딱지를 붙여 좌우 편 가르기를 하는 행태도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무직도 아닌 자치단체 발전 정책 대안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직책에 좌우 시각으로 임하는 건 무리하고도 어색하다”며 “‘강원도 편’ 인물을 찾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진태 지사 역시 지난 달 11일 이사장 자격으로 강원연구원 임시이사회에 참석해 “현진권 선임 후보자는 경제·재정 전문가로서 강원도를 기업이 찾아오는 자유로운 땅으로 만들 청사진과 함께 특별자치도의 100년 미래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한편, 도의회 인사특위는 오는 8일까지 현 후보자에 대한 ‘적격’ 또는 ‘부적격’ 의견이 담긴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집행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해당 보고서 내용과 관계없이 현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현 후보자는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한국재정학회 회장, 자유경제원 원장, 제22대 국회도서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