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은행권 대표와 간담회서 중기·소상공인 연착륙위해 자구노력 요구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들의 채무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권의 자발적 희생을 요구하고 나섰다. 채무상환 의지는 있으나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차주에게 금융사가 빚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정상화를 유도하자는 복안이다. 차주의 부채 정상화가 금융사의 건전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상생노력이 '시장경제 원리'에도 상충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 원장은 7일 은행회관에서 금융업권 협회장, 상호금융 중앙회 대표, 은행장 등 업계 대표들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 연착륙 지원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해 이 같이 밝혔다.

   
▲ 중소기업 소상공인 차주 연착륙 지원을 위한 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중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우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기초체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금리 및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자금사정 악화에 대응해 대출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상승이 이자상환부담 증가로 이어지면서 채무상환능력의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의 연착륙이 국민경제와 금융권 건전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유동성 부족 등으로 상환불능에 빠진다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 원장은 당국 대책만으로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며, 금융권의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원장은 "현재 정부에서 새출발기금 등의 지원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고 금융권도 자체적인 연착륙 유도방안을 검토하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차주의 자금사정과 경영상황을 가장 잘 아는 것은 금융회사인 만큼,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주도적 역할'은 채무상환 의지는 있으나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차주에게 금융권이 자발적 금융 지원책을 펼쳐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채무상환 의지는 있으나,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차주에 대해 일종의 '넛지'와 같이, 금융회사가 약간의 도움을 줘서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와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이러한 상생 노력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중장기적인 동반자 관계를 확고히 한다면 금융회사의 수익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넛지는 강압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 사진 왼쪽부터 황국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오한섭 신한은행 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홍진근 수협중앙회 대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송재근 신협중앙회대표, 이복현 금감원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조소행 농협중앙회 대표, 최준석 산림조합중앙회 대표, 오광만 여신금융협회 전무/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또 만기연장·상환유예 차주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좋은 방안과 당국이 지원할 내용, 금융권 애로사항 등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업권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지원책도 확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고금리 대출 금리 인하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대출 만기연장 등의 금융지원 외에도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등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협회·상호금융권·은행권 대표들이 모두 자리했다. 협회・중앙회에서는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신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은행권에서는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이 모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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