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증권사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잠재 매물로 거론 중인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참전’ 이후 증권업계 전체의 지각 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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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사진)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증권사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7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불참’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매각주간사 JP모건이 진행하는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더욱이 롯데카드 인수전 포기로 보유지분 20%를 넘기면 3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게 됐다. 즉, 증권사 매물을 위한 ‘총알’이 확보되는 셈이다.
현재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거론 중인 회사들은 SK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유안타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시장은 이 중에서 특별히 어느 쪽에 더 높은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지는 않다. 이날 세 회사들의 주가에도 특이사항은 없다.
우리금융은 국내에서 영업 중인 대형 금융지주사 중에서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회사다. 더욱이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라 계열 증권사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우리금융은 과거 증권업계 상위권인 우리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분리 매각을 해야 했던 아픔이 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은 2013년 NH금융에 넘어갔고,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상위권 입지를 여전히 유지 중이다. 이후 우리금융의 금융지주 순위 역시 농협금융에 다소 밀리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부터 우리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등을 차례로 사들이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작년에도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을 인수했다. 손태승 회장은 내년까지 우리금융 수익 중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증권사 보유가 필수적이라는 게 증권‧금융업계의 중론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 역시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목표’로 제시한 바 있었다.
업계의 초점은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맞춰지는 양상이다. 현재 거론되는 회사 중 하나를 인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수년째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좀처럼 스케일에 맞는 매물이 타진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함께 흘러 나온다.
최근엔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우리금융이 복수의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양상이다. 아울러 자체 증권사 설립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여기에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손 회장의 ‘2023년 비전’에는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어떻게든 우리금융이 증권업에 재진입 하리라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대형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갖게 되면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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