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2021년 전 세계를 뒤흔든 '오징어게임'이 에미상 6관왕이라는 대역사를 썼다. '오징어게임'의 주역들은 벅찬 감정을 전하며 한국 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1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JW 메리어트 LA 라이브에서는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s)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의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지연 싸이엔픽처스 대표, 황동혁 감독, 배우 이정재, 정호연, 오영수, 박해수가 참석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과 김지연 대표님, 넷플릭스 관계자분들, 배우, 스태프들이 상상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특히 감독님과 김지연 대표님이 준비해둔 시나리오와 프로덕션 과정이 너무 훌륭했다"며 "훌륭하게 나온 세트장 안에서 연기를 생동감 있게 잘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해수와 오영수는 아쉽게 남우조연상 수상을 놓쳤지만, '오징어게임'의 세계적 성공에 찬사를 보내며 동료들을 축하했다. 박해수는 "이렇게 귀중한 자리에 올 수 있는 것만으로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만든 귀중한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귀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만으로 앞으로 제게 큰 채찍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우리의 문화 수준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 오늘과 같은 자리가 이뤄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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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이 제74회 에미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연합뉴스 |
감독상 수상자 황동혁 감독은 "믿을 수 없는 일들이 1년 사이에 저희에게 벌어졌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그 피날레가 에미에서 이뤄져서 뜻깊은 하루였다"며 "길고 힘든 하루였는데 에미 트로피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한 밤이다"라고 밝혔다.
'오징어게임'는 기획 단계부터 전 세계 관객들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뽑기' 등 한국의 골목 놀이를 비롯해 초록색 트레이닝복과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그려진 가면을 유행시키는 등 언어의 장벽을 넘어 문화적으로도 열풍을 일으켰다.
황동혁 감독은 "저는 이 작품을 쓰고 기획할 때부터 글로벌 오디언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색이나 상징 기호들을 누구나 다 알 수 있게,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사용하려 했다. 마스크에도 동그라미, 세모, 네모 등 기본적 도형을 넣었고 한국의 게임을 고르고 배치할 때도 한국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한 게임을 골랐다. 구슬치기나 홀짝처럼 한 번 설명하면 10초~20초 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게임을 넣으려 했다. 그런 것을 관객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주제적인 측면에서는 점점 커지고 있는 빈부격차라든지 현대 자본주의와 경쟁 사회, 능력주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제기하고 싶었다. 팬데믹을 겪으며 모든 나라 사람들이 다 공감하는, 피부로 느끼는 문제였기에 더 많은 분들이 감정 이입해준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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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넷플릭스 |
에미상은 1949년 시작된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 ATAS) 주관 미 방송계 최고 권위상이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4일 스태프를 대상으로 열린 에미상에서 게스트상(단역상), 프로덕션 디자인상(미술상), 스턴트 퍼포먼스상, 특수효과상을 받아 4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감독상, 남우주연상까지 추가하며 에미상 총 6관왕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에서 작품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량 기준 1,650,450,000시간을 기록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6번째 에피소드는 올해(2021년) 본 TV 프로그램 에피소드 중 최고"(Forbes),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한국 창작자들은 미국 중심의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블룸버그) 등 평단의 호평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이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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