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자사 브랜드 'ACE'로 변경…"ETF시장 지속성장 예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구도도 가열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존재감이 여전히 확연한 가운데서 오히려 ‘3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 가운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ACE’로 변경하는 등 이미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ACE’로 변경하는 등 이미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의 경쟁구도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트렌드 변화의 중심에는 ETF의 인기가 자리잡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말 325개 수준이던 ETF 숫자는 올해 들어 613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펀드 설정 규모 역시 35조6000억원 수준에서 약 78조원까지 급증했다.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200조원대 시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KODEX(삼성자산운용)와 TIGER(미래에셋자산운용)가 양분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자산운용업계 판도에서 변화가 감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톱’의 위상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오히려 치열한 것은 ‘3위 싸움’이다. 사실 ETF 도입 초기에도 삼성자산운용이 혼자서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치고 올라가면서 2위 자리를 공고히 한 측면이 있다.

5년 전인 2017년 말까지만 해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8조938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22.72%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삼성자산운용이 전체 ETF 순자산총액의 41.5%(약 32조3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8.7%(약 30조2000억원)를 점유하는 경쟁 구도로 바뀌었다.

ETF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가정한다면 향후 5년 뒤 업계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최근 들어 3위 싸움이 치열해진 데에는 이런 이유가 존재하는 셈이다. 현재로써는 KB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7.37%(5조7485억원)를 차지해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로 한국투자신탁운용(4.12%), 키움투자자산운용(2.54%) 등의 순서가 이어진다.

이 중에서 먼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여준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2008년 ETF 상품을 출시하면서 'KINDEX'라는 브랜드를 내걸었던 한투운용은 지난 14일 ETF 브랜드명을 'ACE'로 변경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사 ETF 브랜드에 대해서 '팬덤'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었다.

ETF 브랜드에 대해 ‘팬덤’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삼성이나 미래에셋을 상징하는 KODEX나 TIGER라는 명칭이 ETF에 들어가면 거래량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3위 싸움을 펼쳐야 하는 한투운용의 고민도 비슷한 지점에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로서는 3위 자리를 일단 공고히 해야 1‧2위와 싸워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ETF 시장이 속도감 있게 성장하기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다양한 변화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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