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1,390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위기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러화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환율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권도 달러 예금 유치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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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 13년 5개월 만에 1,390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위기 이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달러화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달러화 초강세에 환율은 전날(16일) 하루 만에 연고점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7원 내린 1,388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전날(15일)보다 5.3원 오른 1399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1,400원 턱 밑까지 치솟았다.
연고점 개장 이후 당국의 경계심이 작용하며 환율은 1390원대 중반에서 오르내렸으나, 전문가들은 환율이 조만간 1,45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환율은 금융위기인 2009년 3월 31일(고가기준 1,42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움직임에 '강 달러' 현상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더해 중국 위안화가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7위안 선을 넘으면서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원화 약세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오는 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선 '울트라 스텝(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은행들도 달러 예금 유치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까지 'KB수출입우대 외화통장'을 처음 개설한 뒤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한 법인 고객에 90%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최근 법인 전용 입출식 외화예금 상품 'NH플러스외화MMDA'를 출시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으로 외화를 하루만 맡겨도 외화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리는 100만달러 이상을 예치할 경우 연 1.91%(세전)를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다음 달까지 '우리 더(The)달러 외화적립예금' 신규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000명에게 '행운의 2달러'를 입금하고,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한 12월 말까지 환율 우대 80%를 제공한다. 우리 더(The)달러 외화적립예금은 해외주식투자 등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증가와 코로나 종식 후 해외여행 정상화를 고려해 출시된 상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기대해 지금 달러 예금을 가입하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바짝 다가서 있어 1,400원대를 넘어선다 하더라도 환차익을 기대할 정도의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턱밑까지 치솟아 지금 달러를 매입하기에는 환율이 너무 높다"며 "연말까지 강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선다 하더라도 환차익을 기대할 만큼의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달러 예금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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