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액수가 최근 6년여간 약 11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 횡령사고가 금융업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시스템 강화와 더불어 감독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국내 금융업권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업권에서 횡령을 한 임직원 수는 181명에 달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45명, 2018년 37명, 2019년 28명, 2020년 31명, 2021년 20명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올해는 8월 현재까지 20명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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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액수가 최근 6년여간 약 11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이 업권 중 횡령사고가 가장 많았는데, 액수로는 우리은행이, 건수로는 하나은행이 각각 최다치를 기록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업권별로 비교하면 은행권이 압도적이다. 은행은 97명으로 전체 금융권의 53.6%를 차지했다. 가장 횡령이 빈번하게 발생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18명을 기록했다. 뒤이어 NH농협 15명, 신한 14명, IBK기업 10명, 우리 9명 순이었다. 그 외 보험 58명(32.0%), 증권 15명(8.3%), 저축은행 8명(4.4%), 카드 3명(1.7%) 순이다.
횡령 건수에 발맞춰 횡령액수도 은행권이 가장 많았다. 은행권이 6년여간 횡령한 액수는 약 907억원으로 전체의 76.1%를 점유했다. 특히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사건이 적발돼 수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까지 5년간 14억원대의 횡령을 기록해 15개 비교은행 중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횡령사고로 8월 현재 약 717억원을 기록 중이다.
뒤이어 하나 70억원, 기업 29억원, 농협 29억원, 제주 2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 업권의 횡령액수를 살펴보면 저축은행 150억원(12.6%), 증권 87억원(7.3%), 보험 46억원(3.8%), 카드 3억원(0.2%) 순으로 집계됐다.
횡령사건을 적발했음에도 금융권의 환수 실적은 저조한 모습이다. 지난 5년간 전체 금융업권의 횡령 규모는 약 401억원인데 반해, 환수된 금액은 약 127억원으로 환수율이 31.7%에 그쳤다. 은행권의 경우 횡령액 185억원 중 67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쳐 환수율이 36.4%를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을 놓고 보면 신한이 93.6%의 환수율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뒤이어 하나 66.7%, KB국민 54.7%, 우리 22.2%, 농협 5.4% 순이었다. 특히 저축은행은 전체 88억원 중 8억원을 환수하는 데 그쳐 환수율이 9.6%에 불과했다.
금융권에 횡행하는 횡령사건을 두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 횡령사고 수시검사에서 △인사관리 △공문관리 △통장 및 직인관리 △문서관리 △직인날인 관리 △출자전환주식 관리 △지점감사 △이상거래 모니터링 등 다각적인 문제점을 발견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권에 내부통제 기준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강 의원은 "금융업권의 횡령이 만연하고,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여타 직원들에게도 횡령의 유혹이 번져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있기에 반드시 철저한 관리·감독과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금융 권역별로 연 1-2회 실시하고 있는 내부통제워크샵을 분기별로 늘리고, 천문학적 수준의 우리은행 횡령 사건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금융감독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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