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 뇌관 작용할 우려 ↑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 속에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10%대까지 뛰어 올랐다. 이자율이 지속 상승하는 속에서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족’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증시 하락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뛰어 오르며 증시 하락 뇌관으로 작용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부국증권, BNK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했다. 

신용거래융자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는 돈을 빌려주고 이들에게 이자를 받는다. 이자율은 고객 등급이나 사용기간에 따라 각기 다르게 책정된다. 

가장 높은 이자율을 책정한 기업은 유안타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최대 10.3%(기간 151~180일)에 달한다. 이어 삼성증권 최대 9.8%(91일 이상), DB금융투자 9.7%(91일 이상), 하이투자증권 9.6%(91일 이상)순이었다. 

한양증권(61일 이상)과 KB증권(이하 91일 이상),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SK증권의 최고 이자율도 9.5%나 된다.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이처럼 급격하게 뛴 배경으로는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미국이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사상 처음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금리 설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 기준으로 가산금리를 추가한다. 즉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한 추가 인상 압력이 높아질 수밖엔 없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D 91일 이자율은 올해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16일에는 2.97%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한은 기준금리 인상 이전(0.77%) 대비 급격한 상승세다.

문제는 높아지는 이자 부담 속에서도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그다지 감소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5일 기준 19조770억원으로, 이달 들어 줄곧 1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잔고는 지난 6월 중순에 21조원대에서 급락장을 거치면서 크게 줄었다. 같은달 28일에는 17조원대로 내려앉기도 했지만 7월부터 증시 반등과 함께 다시금 빚투 잔고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 급락장에서 신용거래가 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빚투 주식이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되면 매물이 늘고, 결국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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