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치솟는 원/달러 환율과 주력 제품의 수출이 둔화하면서 재계가 사면초가다. 당분간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고환율과 수출 부진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우선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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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원/달러 환율과 주력 제품의 수출이 둔화하면서 재계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국민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국민은행 제공 |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고환율 지속 시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3분의 2(66.7%)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환율로 인한 비용부담이 수출증가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용부담이 더 크다’는 응답도 26.7%에 달했다. ‘수출증가 및 이익증가에 도움’은 6.7%에 그쳤다. 고환율 지속 할수록 기업 경영에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또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수입물가를 밀어 올려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복병이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현 상황에서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할 경제대책으로 ‘환율안정 등 금융시장 불안 차단’(28.9%)이 꼽혔다. 이어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기업환경 개선’(17.8%), ‘원자재 수급 및 물류애로 해소’(17.8%) 순으로 나타났다.
점차 악화하는 수출 여건도 문제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 및 대중국 수출 부진, 글로벌 긴축과 전세계적인 물가상승에 따른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본격화 등이 예상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출 경기가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출 증가율 마이너스 전환 등 수출 경기가 급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연간 수출액이 기존 최대치(2021년, 6444억 달러)를 상회하는 69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수출 경기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역대 최대 실적 예상치에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수출산업의 최대 위협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60.0%가 ‘글로벌 경기 부진’을 꼽았고,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공급망 애로’(26.7%), ‘원자재가격 상승’(13.3%)이 뒤를 이었다.
15대 수출 품목 중 하반기 수출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3품목은 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하반기 수출 증가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은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제품 순이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무역과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는 큰 위협”이라며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세제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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