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1400대를 이어가는 등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환율 강세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등의 업종이 강달러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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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1400대를 이어가는 등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환율 강세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4원 내린 달러당 1409.3원으로 장을 끝마쳤다. 장중에는 141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에도 오전 11시 4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달러당 19.10원 오른 1428.40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3월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사례는 1997년 ‘자율변동 환율제’ 도입 이후 외환위기(1997~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속적인 통화 긴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했다.
미국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데다 내년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강달러 기조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부 종목에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주와 조선업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포함된 KRX(한국거래소) 자동차 지수는 최근 1개월(8월23일~9월23일)간 2.1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7.01%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KRX 자동차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차와 기아가 환율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 방어에 성공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업종에서 환율 상승은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해외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환율이 10% 상승하면 완성차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3.3%p 오른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는데, 환율 상승 효과로 641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누렸다.
기아도 2분기 영업이익이 2조2341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2조원대에 진입한 바 있다.
또 다른 환율 수혜주로는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가 꼽힌다. 올 상반기 OEM 3사(영원무역·화승엔터프라이즈·한세실업) 합산 달러 매출액은 38% 증가했다. 이 가운데 환율 효과로 원화 매출은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OEM 업체의 경우 매출과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 비용은 달러로 책정되지만, 임금을 포함한 비용 대부분은 공장이 위치한 동남아시아 현지 통화로 지출된다. 달러 강세와 동남아 현지 통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대체로 마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마진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매출액 전망 자체가 증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이어 “자동차, 조선, IT하드웨어 등 제조업에서 환율 상승이 우호적으로 작용할 업종군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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