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가운데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과 관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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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진행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외환시장 안정 방안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은도 연준과 가까운 사이인 만큼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한 기준을 보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때 논의하게 돼 있고, 지난 두 차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도 우리나라와만 체결한 것이 아니고 9개 국가와 동시에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선 연준 총재가 말했듯 정보 교환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다. 국민이 너무 불안하기 때문에 스와프를 받으면 좋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연준의 (통화스와프) 전제조건이 맞을 때, (조건이) 그 근처일 때 얘기하는 것이 맞지,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마치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자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20원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한 것은 대외요인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과거 두 차례의 외환·금융위기 당시와는 다른 상황으로 크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도 이날 국회에 제출한 현안보고서를 통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했지만, 이는 대외요인에 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과거 위기시와 달리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의 대외부문 건전성 문제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나 교역비중 등을 고려한 실효환율의 절하폭은 크지 않았으며, 긴 시계에서 보아도 평균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높은 대외신인도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자금 조달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폭과 관련해선 "0.25%포인트 인상 기조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연준의 연말 최종금리를 4%로 예상했지만, 지금 4.4% 이상으로 올라갔고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도 4.6%로 높아졌다"며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변했기 때문에 국내 물가와 성장,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금융통화위원들과 면밀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선 상당 기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상당기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물가에 추가적인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강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여건의 전개양상에 따라 국내 성장, 금융, 부동산,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에서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9월 들어서는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연간으로는 흑자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대외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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