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정부가 재건축 부담금 완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업계는 방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다만 완화 수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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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달 29일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재건축 부담금 면제 기준을 종전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고 부과율 구간도 기존 2000만 원 단위에서 7000만 원 단위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재건축 부담금을 매기는 산정 개시 시점은 기존 추진위원회 승인일에서 조합설립인가일로 변경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선안으로 정비사업 추진에 다소 숨통이 트일 거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간 재건축 부담금 부과 사례가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고 면제금액, 부과율 구간 등에 대한 제도 개선 요구가 시장에서 꾸준했다”며 “일부 지자체는 재건축 부담금 개정을 고려해 부담금 고지를 미루고 있었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에 대한 정부 가이드 발표는 향후 시장 혼선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다한 재건축 부담금 부과로 재건축사업이 위축되거나 지연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서울 등 도심 주택공급 확대에도 긍정적인 효과 발휘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재건축을 진행하는 주요 단지들은 이번 합리화 방안이 재건축 추진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강북권과 경기 외곽지역 재건축 단지는 부담금이 면제되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도 부담금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지만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에서는 최근 규제지역 해제와 맞물려 조합원 지위 양도 등 거래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지난 7월 기준 국토교통부 시뮬레이션을 살피면 예정 부담금이 통보된 전국 84곳 재건축 단지에 대해 부과 기준·개시 시점 개선 방안을 적용할 경우 38곳은 부담금이 면제되고 지방은 32개 단지 중 21곳이 면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부과율 50% 그대로…"폐지까지 고려해야"
다만 완화 수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다수다. 함 랩장은 “재건축 부담금 면제 금액과 부과율 구간은 완화됐으나 최대 50%의 부과율은 이번 규제 완화에서는 제외됐다”며 “재건축사업 중간에 매입한 사람의 경우 실제 실현이익이 아닌 평가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문제가 있어 재건축 부담금 부과율을 50%까지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부담금 감면은 원론적으로는 재건축에 긍정적이지만 개별 재건축 단지마다 체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1000만 원대 수준으로 소폭 부과되는 곳과 억원 단위로 적용되는 규모가 큰 곳의 입장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합리화 방안의 경우 법 개정을 위해 국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여야 합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거라는 전망이다.
임 리서치팀장은 “재초환 개편안은 법률 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높다”며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재초환 개편안은 장기간 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조합원들의 불만이 여전하고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있어 사업 추진이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시장 전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완화를 넘어 제도 폐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연구위원은 “재건축 부담금이 도입된 당시와 지금의 사회환경적 요건이 크게 다르다”며 “정비사업 활성화를 포함한 민간 중심 주택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재건축 부담금 자체의 폐지까지 포함한 제도 개선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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