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 복잡해 단순비교 힘들어...불완전판매 우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상품을 한데 모아 비교할 수 있는 보험슈퍼마켓을 추진 중이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불완전판매 등을 우려하며 의문을 품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비교구매가 가능하도록 보험슈퍼마켓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금융투자업계의 펀드슈퍼마켓을 모델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상품을 비교·검색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 금융당국은 지난 1월 'IT·금융 융합 지원방안'을 통해 소비자들이 비교구매가 가능하도록 보험슈퍼마켓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한국경제TV 뉴스화면 캡처.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슈퍼마켓을 3, 4분기 안에 출시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가격이 제일 저렴한 상품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상품의 경우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여지가 있어 상품은 현재 각 보험사가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간단한 보험상품 위주로 다뤄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슈퍼마켓 도입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데다가 실효성, 기존 판매채널 간의 갈등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보험 특성상 가입 연령, 성별 등 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어 단순비교가 힘들다. 설계사가 직접 설명해주는 것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것이다 보니 정보의 비대칭성은 커져 완전한 판매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이 대세인 지금도 보험사들이 온라인 판매채널에 주력하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다""설계사들이 자세히 설명을 해줘도 불완전판매가 발생하는데 온라인 판매채널은 정보 전달에 한계가 있어 정말 단순한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펀드는 수익률 등 명확한 기준이 있어 비교가 가능하지만 보험상품은 동일한 상품자체가 거의 없고 똑같은 암보험이라고 해도 보장이 다르는 등 단순 비교할 수 없다""일반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이유는 보장이 적어서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보험료만 단순 비교하게 되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는 기존에 대형 GA 등에서도 보험비교 사이트가 있어 보험슈퍼마켓을 통한 유입이 있을까라는 의문점도 갖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펀드슈퍼마켓이 소비자들한테 호응을 이끌어낸 가장 큰 이유는 상품의 다양성 때문이지만 보험슈퍼마켓은 온라인 상품위주로 판매한다고 하면 제한된 상품만을 취급한다는 것인데 과연 소비자들 유입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대면채널은 약관 동의 서명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지만 온라인채널은 소비자 본인이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책임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우려의 시선에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불완전판매는 오히려 적을 것이고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해 소비자의 편익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의 비교사이트와 유사하다고 하지만 GA 등에서 운영하는 비교사이트들은 수수료를 많이 받는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등 자신들의 입맛대로 내걸어 정확한 비교가 힘들었다""또한 불완전판매로 이어지지 않도록 소비자들이 선택하는데 판단이 가능하도록 자세한 안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업계에서는 전통채널에 타격이 있을 수도 있어 보험슈퍼마켓이라는 또 다른 판매채널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들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