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위상이 갈수록 ‘무늬만 대표’로 모양새가 구겨지고 있다.

8일 최고위원회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에 ‘수치’라며 문재인의 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선언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주승용 최고위원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에 정청래 위원도 주승용 위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들은 10일 저녁 여의도에서 문재인 대표 주재로 열린 비공개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영이 서질 않고 있다. '공갈' 발언의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고 사퇴를 선언한 주승용 최고위원은 칩거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다 망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최고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 금요일 최고위 회의에서 민망한 모습으로 국민과 당원들게 실망과 허탈감을 드렸다”며 “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문대표는 “호남을 대표하는 주승용 최고위원의 빈자리가 크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을 먼저 생각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주승용 위원 달래기에 힘을 쏟았다.

주승용 위원은 “십고초려를 해도 사퇴의사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에 변화가 없어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위원의 막말 파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비난하는 박주선 의원에게 트위터를 통해 “총선경선 과정에서 본인 지역구에서 사람까지 죽었고 대선때는 박근혜 지지하려고 했던 분 아닙니까? 요즘 분열과 분란의 언어를 자주 사용하시던데요. 좀 자제해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박 의원과도 신경전을 펼쳤다. 박 의원은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라”고 반박했다.

정청래 위원의 막발 파문은 결국 4·29재보궐선거 참패로 내홍에 휩싸인 당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고 문재인 대표까지 나서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아 진퇴양난에 빠진 격이 됐다.

정청래 발 당 내분에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노영근 의원까지 나서 비난에 가세하면서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정대철 고문은 “정치의 품격은 고사하고 공당 지도부의 언행이라고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천박했다”며 “문제는 싸가지가 없고 무질서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게 되는 정청래식 정치에 아무런 자정기능이 작용하지 않는 점”이라고 당 지도부와 정 위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노영민 의원도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 품격과 절제가 필요하고 적절한 시전에 사과해야 한다”고 정청래 위원의 공격에 가세했다.

당 내부에서는 “신뢰를 잃은 지도부는 허수아비나 다름없다”며 “문재인 대표의 취약한 정무적 판단, 갈등 조정기능을 상실한 최고위원회의, 이런식으로 가다간 우리는 다 망한다”는 자조섞인 이야기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제를 일으킨 최고위원들은 사퇴해야 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포함해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당내 분위기에 문재인 대표는 “우리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며 새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으나 사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