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방지시설 우선 설치...보증금, 이사비, 생필품 등 지원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 시내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 69가구가 이르면 이달부터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한다.

서울시는 침수 위험 반지하 주택에 사는 중증 장애인 370가구에 대한 실태조사와 면담을 끝내고, 이달부터 가구별 지원을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 8월 내놓은 '반지하 거주가구 지원대책'의 후속 조처다.

서울시는 행정2부시장을 단장으로 특별전담반(TF)을 구성, '3분의 2 이상 땅에 묻혀 침수 등 재난에 취약한 반지하 주택'에 사는 중증 장애인 370가구를 우선 선별, 지난달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침수방지시설이 필요한 곳은 204가구였으며, 이 중 시설 설치를 희망한다고 밝힌 경우가 67가구였다.

   
▲ 반지하 주택/사진=서울시 제공


이에 따라 67가구에 침수방지시설을 우선 설치하고, 나머지 가구에도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물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차수판과 침수 시 창문처럼 열고 탈출할 수 있는 개폐식 방범창, 길에 고인 물이 주택 출입구나 경사로를 통해 들어올 수 없게 하는 침수방지턱·물막이 언덕, 방 안쪽으로 여닫을 수 있는 안여닫이 현관문, 비상탈출사다리, 침수경보기 등을 설치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용산구와 성동구 반지하 주택 2곳에 개폐식 방범창을 시범 설치했으며, 면담 과정에서 나온 환기·위생 등 주거환경 취약점은 향후 별도 계획을 수립해 개선할 방침이다.

또 220가구가 참여한 면담 조사 결과, 주거 상향을 희망하는 기초생활수급 가구는 69가구로 파악됐다.

이 중 4가구는 주거 상향 신청을 완료해 현재 공공임대주택을 연결 중이며, 16가구는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데, 절차를 마친 가구는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들 가구에 공공임대주택 이주 뿐 아니라 보증금, 이사비와 초기 정착을 위한 생필품 등을 제공할 계획이며, 입주 후에는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생활 안내, 지역복지 연계 등도 지원키로 했다.

공공임대주택이 아닌 민간 임대주택 지상층으로 이주를 원하는 침수 우려 반지하 또는 반지하 거주 중증 장애인 가구에는 월 20만원의 '반지하 특정바우처'가 최대 2년간 지급되는데, 서울시는 내달 중으로 희망 가구를 접수해 12월부터 바우처를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인·아동양육 가구에 대한 반지하 실태조사와 면담도 추진, 조사를 마무리한 뒤에는 국토교통부와 반지하 주거지원 종합대책을 연말께 합동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비사업 등을 통한 반지하 주택 멸실 관리를 병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반지하 뿐 아니라 옥탑방·고시원 등 더 넓은 범위의 주거안전 취약가구 발굴과 지원을 위한 '주거실태조사'를 격년으로 정례화하기로 했으며, 건축주택종합정보시스템에 '주거안전망시스템'도 구축, 추적 관리한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은 실제 침수 위험과 열악한 여건에 놓인 주거취약 가구를 계속 발굴하고, 안전과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서울시의 강한 의지"라며 "주거취약가구 전반을 지원하기 위한 촘촘한 안전망을 차근차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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