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불매운동 이후 3년 만에 일본 캐릭터 다시 인기
국내 식품유통 업체 '토종 캐릭터'도 활발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최근 식품·유통업계가 포켓몬, 짱구 등 일본 캐릭터들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 올리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자체 제작한 토종 캐릭터로 소비자 시선 끌기에 나섰다. 

5일 식품업계는 해외 캐릭터 상표권을 사오는 대신, 자체 제작한 캐릭터를 활용해 신제품 홍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처음처럼 새로의 구미호 캐릭터, 밸리곰, 야쿠/사진=각 사 제공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달 신제품 소주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이면서, ‘구미호’를 재해석한 캐릭터를 브랜드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구미호는 전래동화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에서 다양한 느낌의 매력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해당 캐릭터를 제품 전면에 배치해 기존 소주 제품들과의 차별되는 이미지를 준다는 전략이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자체 제작 캐릭터 '야쿠'를 내놓았다. 야쿠는 자사 스테디셀러 제품인 야쿠르트 라이트(이하 야쿠르트)를 의인화한 캐릭터다. hy는 야쿠 캐릭터를 나들이 용품이나 골프 드라이버 커버에 적용하는 등 생활 밀접형 제품으로도 출시한다. 캐릭터 기반 IP(지적재산)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직원 아이디어로 탄생한 ‘밸리곰’은 올해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토종 캐릭터다. 밸리곰이 국내 아울렛과 쇼핑몰 등에서 초대형 전시 행사로 인기를 끌자, 롯데홈쇼핑은 지난 달 20~21일 미국 뉴욕 맨해튼 관광명소 피어17에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을 전시하는 행사를 했다. 

현재 ‘벨리곰’ 공식 유튜브 해외 시청자 비율은 약 40%이며, 댓글 절반 이상이 다국어로 표기된다. 롯데홈쇼핑은 밸리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토종 캐릭터들의 활약과 반대로 일각에서는 여전히 일본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 일었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무색해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 SPC삼립 포켓몬빵 포스터(왼쪽), CU 케로로빵(오른쪽)/사진=각 사 제공


SPC삼립이 올해 초 출시한 ‘포켓몬빵’이 신호탄을 쐈다. 포켓몬빵은 판매를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무려 150만 개가 팔려 나갔다.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제품 안에 동봉된 ‘띠부띠부씰(캐릭터 스티커)’을 얻기 위해 편의점 오픈런 현상이 벌어질 정도였다.

포켓몬빵의 성공에 여타 식품사와 유통업체들도 발 빠르게 포켓몬코리아와 정식으로 계약해 협업 마케팅을 벌이기 시작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포켓몬 도시락을, 하림은 홀로그램 스티커가 들어있는 핫도그 등 간식을 선보였다.  

다른 일본 캐릭터들도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롯데마트는 청량리점과 김포공항점 토이저러스 매장에 산리오 마켓을 열었다. 마이멜로디, 쿠로미, 헬로키티 등 일본 산리오사의 대표 캐릭터들이 포진한 매장이다.  

편의점 씨유(CU)는 16년 만에 케로로 빵을 업계 단독으로 재출시 했다. 지난 달 14일부터 판매를 시작해 일주일 만에 18만 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일본만화 ‘개구리 중사 케로로’는 과거 오프닝 장면에 욱일승천기가 등장해 일었던 작품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물류차가 들어올 때 초등학생들은 포켓몬을 노리는데, 30대인 본인은 케로로를 노렸다는 소비자 후기도 있더라”며 “최근 캐릭터 마케팅은 굿즈 수집을 통해 소비의 재미를 추구하려는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올해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메가 트렌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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