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해수부 국감서 여 “명예훼손...해수부장 당연” vs 야 “명확치 않아 부적절”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실족이냐 월북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고(故) 이대준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 직원 피살사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수산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이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수부가 검증 없이 이 씨의 해양수산부장(裝)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월북 증거가 없고 근무 중에 사망한 것으로 해수부장의 당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서해공무원 고 이씨의 월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수사결과를 번복했다”며 “이는 문재인 정권의 흠집 내기를 위한 기획된 것이고 감사원에서 관련 사건에 대해 자료를 요청한 것은 신상 털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면서 “해수부가 (고 이씨)를 해수부장으로 순직처리함에 있어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 등으로부터 지시가 있었냐”며 “혹은 차관을 비롯한 해수부 직원들이 대통령실 주재 하에 각종 회의에 참가해 협의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단언코 없었다”고 강하게 부정하면서 “고인이 해수부 직원이었고 근무 선박에서 근무 중에 실종된 것으로서 해수부 장관으로서는 당연히 고인의 명예회복을 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해수부장은 업무수행과 관련해 사망한 경우에만 해수부장 대상선정위원회를 열어서 선정하는 것인데,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북한에서 발견됐는데 어떻게 구명조끼를 입고 실족사할 수가 있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조 장관은 “그 부분은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총 14건의 해수부장 중 1~2건은 실종 경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치른 적이 있다. 또한 유가족의 간곡한 요청과 해수부내 직원들의 요청이 있었고 여러 각도로 심의 후에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고 이씨가 사라진 것을 사건 당일 새벽 1시 30분경 당직 교대자가 알고 있었지만 10시간이 지나서야 선장에게 보고하는 등 대응 체계가 부실했다”며 “또한 2018년 이후 신규 채용된 직원 274명은 지도선 승선 교육을 한차례도 받지 않은 채 배에 올라타 근무했다. 대체 문재인 정부에서 어떻게 관리를 한 것이냐”며 지난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이밖에도 당직사관 작성의무인 항해일지를 88회나 대리 작성하거나 근무도 하지 않는 사람이 허위로 작성됐다. 특히 CCTV가 2개 모두 동시에 고장났다”며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고 이씨 사건은)청와대에 의해서 당시 해경이 조작한 것”이라며 “슬리퍼가 월북의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아직도 국과수의 DNA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월북의 증거는 단 한 개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본인은)월북했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다만 공무수행 중이었는지 근무지 이탈이었냐를 따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핵심은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불에 태워진 것”이라며 “확실하지도 않는데 (야당이)월북으로 몰아가서 고인의 명예를 더럽혔다. 여기에서 해수부장 규정을 들먹거리는 것은 참 야박하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안 의원은 “실족인지 이탈인지 지금도 불분명한 가운데 해수부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유가족을 비롯해 영결실에 모인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벌써 잊은 것이냐”고 힐난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높고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해수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현재 전담조직을 운영해 논의하고 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단 합류 등 대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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