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출산축하금이나 양육지원금 등을 '현금'으로 제공하던 방식을 출생아나 태아에게 보험 가입 혜택으로 대체하는 방식의 장려책을 실시하고 있다.

12일 울산시 등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울주군은 그동안 셋째 이상 출생아를 대상으로 가입을 지원했던 건강보험을 올해부터 태아보험으로 확대했다.

셋째 이상 자녀를 가진 임신 20주 미만 임신부가 임신확인서만 제출하면 최고 월 3만원 수준의 태아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이다.

태아보험은 출산과 양육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아이가 아플 때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임신 단계부터 심리적인 안정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이 지원하는 태아보험은 5년간 보험료를 지원하고 18년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납입한 보험료는 소멸한다.

올해들어 현재까지 90여 명이 보험 가입 혜택을 받았다.

울주군은 보험 지원 외에도 첫째 출생아에 10만원, 둘째 120만원(12차례로 나눠 지급), 셋째 이상 240만원(〃)을 지급하는 출산장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안효신 울주군 여성가족과장은 "출산·양육 지원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셋째 아이 이상부터는 태아보험을 추가로 마련했다"며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성인 보험가입 자격이 생기는 18세까지 혜택을 받도록 보장기간도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농촌지역이 많은 강원도는 18개 시·군 가운데 7개 시군이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춘천시는 둘째 이상 자녀에 월 2만원씩 5년간 납입하고 10년을 보장받는 건강보험료를 지원하고, 평창군은 지역에 주소를 둔 출생아를 대상으로 1인당 월 3만원 이내 보험료를 지원한다.

다만 양양군은 둘째 이상 출생아에게 지급하던 월 2만5천원 수준의 안전보험료를 올해까지만 지원하기로 했다.

전남은 함평군과 진도군이 첫째부터 5년납 10년 보장의 보험료를 지급하고, 목포시와 강진군은 셋째 아이부터 같은 수준의 보험료를 지원한다. 곡성군은 첫째부터 3년납 5년 보장 보험료를 지원한다.

충북에서는 11개 기초단체 가운데 6개 시·군이 건강보험료를 지원하고, 경기도는 31개 중 7개가 같은 제도를 시행 중이다.

경북은 23개 가운데 17개 시·군이 관련 조례를 제정, 출생아 건강보험료를 지원한다.

대구시는 그러나 2009년과 2010년 2년간 둘째 이상 자녀에게 보험료를 지급했으나, 이후로는 지원을 중단했다.

대구시가 예산의 70%를, 8개 구·군이 30%를 각각 부담해 월 2만원 이내의 보험료를 5년간 대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나, 예산 부담이 크고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는 중도해지자도 많아 결국 사업을 접었다.

이에 따라 현재 보험 혜택을 받는 가입자는 1만227명이다. 시는 아직 납입기간이 남아있는 가입자의 보험료가 완납되는 내년 말까지만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출산장려책으로 출생아 보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10년가량 꾸준히 자녀의 건강을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호응이 크기 때문이다.

또 보험료를 내는 기간에는 주민 이탈을 막을 수 있고 차별화된 출산장려책으로 인구 유입 효과를 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와 민간 보험사의 협약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안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보험사가 가장 큰 수혜를 누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사 영업직원들이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출생아나 태아에게 보험 가입 혜택을 제공하는 장려책이나 조례를 제정하도록 로비를 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비리 개입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