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이 12일 화요일 오전 9시 30분에 “구로공단: 경제발전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자유경제원은 대한민국이 이룬 기적 같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찾아 그 경제적 효과와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연중·연속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지난 파독근로자 관련 토론회의 후속격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12일 토론회는 현진권 원장(자유경제원)의 사회, 최승노 부원장(자유경제원)의 발제, 김인규 교수(한림대 경제학과), 안재욱 교수(경희대 경제학과), 이상희 교수(한국산업기술대 지식융합학부)의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발제를 맡은 최승노 부원장(자유경제원)은 “1967년 구로공단이 정식으로 출범할 당시 대한민국의 수출액은 3억 2000만 달러였다. 그 후 10년이 지나고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5000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발전은 구로공단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당시 구로공단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했던 근로자들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한 산업 역군들이라 할 수 있다. 영화 ‘국제시장’으로 인해 서독 파견 간호사, 광부, 월남참전 용사까지 대한민국 산업 역군으로 재조명되었다. 하지만 공장에서 일한다고 ‘공돌이’, ‘공순이’로 불렸던 구로공단의 근로자들은 아직 재조명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부원장은 “구로공단은 2000년 12월 구조고도화를 시작한 지 불과 10여년 만에 전국의 수많은 산업단지 가운데 입주업체 수 및 고용 증가 측면에서 단연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첨단단지가 되었다.
2012년 12월말 현재, 서울단지는 993개 산업단지 총 입주업체(7만 5,794개사)의 15.1%, 총 고용(187만 8,108명)의 8.2%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노후화된 산업단지가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양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사례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사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론자인 김인규 교수(한림대 경제학과)는 “구로공단의 출발은 농촌의 잉여인력을 흡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것은 노동이 자본을 좇아 움직였다는 걸 의미한다. 국가공단의 지정과 법적 제도적 뒷받침은 이런 과정을 원활히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구로공단 시절과는 달리 자본이 양질의 노동을 좇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 맞게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잘 구비되어 있는지,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고급인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도록 디자인되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토론한 안재욱 교수(경희대 경제학과)는 “구로공단의 근로자 가운데 80%가 여성이었다. 그 중에서도 어린 여공들이 많았다. 어린 여공들이 보내준 돈으로 부모가 농사를 지을 수 있었고, 남동생과 오빠들이 공부할 수 있었다. 여공들은 가족을 위해 기꺼이 희생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쪽잠을 자며 미싱을 돌렸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구로공단 여공들의 눈물과 땀, 그리고 그들의 손끝으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승노 부원장의 주장대로 구로공단 여공들을 한국의 산업역군으로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한 이상희 교수(한국산업기술대 지식융합학부)는 “구로공단의 주인공인 공순이(공돌이)에 대한 그간의 역사적 평가는 노동운동의 동력 내지는 나라와 가족을 위해 힘들게 살았던 자연인으로서의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그들이 경제성장에 필요한 종자돈 마련이라는 임무 수행과 수출전쟁의 첨병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한 세대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자유경제원은 차후에는 베트남 파병, 중동 근로자, 평화시장 등을 주제로 한 토론회들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