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조 이상 대어 성적표는 더욱 처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몸값 1조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들까지도 줄줄이 쓴잔을 마시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상장과 동시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이 일반적이었으나 올해는 따상은 커녕 부진한 성적표를 받기 일쑤다. 

   
▲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몸값 1조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들까지도 줄줄이 쓴잔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PO시장에서 지난 8월 4일 상장한 새빗켐이 당일 장중 일시적으로 따상을 기록한 이후 아직까지 따상 종목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따상을 기록한 종목은 새빗켐 말고 케이옥션, 포바이포, HPSP, 유이로보틱스 등 다섯 개뿐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IPO에 나선 기업 가운데 17개 종목이 따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몸값이 1조원을 넘기며 ‘대어’로 분류됐던 기업들의 성적표는 더 처참하다.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불렸던 더블유씨피가 대표적이다. 2차전지 분리막 기업인 더블유씨피는 예상 몸값만 최소 3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기관 수요예측에서부터 33.28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8~10만원) 하단보다 낮은 6만원에 확정됐다. 일반 청약에서도 7.25대 1의 초라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증거금 3915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상장 이후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인 6만원에 미치지 못한 5만4000원에 형성됐다.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30분~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로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더블유씨피는 상장 당일 시초가보다 22.78% 폭락한 4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재까지도 공모가 대비 20%가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대어 ‘쏘카’ 역시 부진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쏘카는 1호 유니콘 특례상장 업체로 꼽히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고평가 논란에 최종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3만4000~4만5000원) 보다 한참 낮춘 2만8000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상장 첫날에는 시초가가 공모가와 같은 2만8000원에 형성됐지만 6.07% 떨어진 2만6300원에 장을 끝마쳤다. 지난 6일 기준 주가는 공모가 대비 44.10% 떨어진 1만5650원으로 마감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IPO 시장 환경이 그리 유리한 환경은 아니지만 투자금 확보와 재무적 투자자 수익 실현 등으로 인해 상장을 강행하는 기업도 많다”면서 “이렇게 되면 예상보다 더 적은 금액을 조달하게 되고 상장 후 다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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