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일찌감치 7차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친 북한이 최근 이틀에 한 번 꼴로 연쇄 도발을 이어가면서도 관련 보도를 일절 내놓지 않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9일 정권수립 74주년 행사 참석 이후 27일째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잠행 중이다.
북한은 특히 한미 및 한미일 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에 대응하는 ‘맞춤형 도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례적 장소에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미사일을 섞어 쏘기하는 등 다양한 도발 패턴을 구사하고 있다.
일례로 6일 오전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비행거리가 다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것은 만약 기존 발사지점이던 순안이 타격됐을 경우 재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6일 초대형 방사포(KN-25)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SRBM을 잇따라 발사했는데, 원점 타격과 요격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KN-23은 종말 단계에서 풀업(상승) 기동을 하는 비행 특성을 보여 요격이 더욱 어렵다.
북한의 이례적 도발은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6일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동해 재출동에 대응해 러시아제 IL(일류신)-28 폭격기 4대와 수호이(Su)-25, 미그(MIG)-21기 등 전투기 8대 등 총 12대 항공기를 동원해 편대비행으로 시위에 나섰다.
우리군이 설정한 ‘특별감시선’ 이남에서 북한이 시위성 편대비행과 공대지 사격훈련을 벌이자 우리 공군은 F-15K 전투기 등 30여대의 항공기를 투입해 대응 비행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과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할 때 고각 발사해 정치·외교 문제를 고려해오던 것과 달리 4일 정상궤적으로 5년만에 일본열도를 통과하는 IRBM를 쏘는 등 위협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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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을 지휘한 군 장성들을 만나 격려했다고 30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2.4.30./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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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달 8일 북한 정권수립일(9.9절)을 하루 앞두고 핵무력정책 법령을 공포한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날인 9일 정권수립 74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동시에 최근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아 ‘침묵의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전에 북한은 무기실험 제원을 밝히면서 무기개발 과정을 공개적으로 과시한 반면 올해 4월 이후부터 양산된 무기를 실제로 배치해서 실전화된 무기를 중심으로 운용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실장은 이어 “북한은 이처럼 과거 개발 과시에서 이젠 조용히 실전 운용하고, 기술적 고도화로 행동 패턴을 바꿨다”면서 “핵실험을 포함한 핵무기 고도화도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에 맞춰서 방어 메시지로 명분을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홍 연구실장은 “2017년처럼 항모전단, 전략폭격기 등이 동시에 한반도에 전개될 경우 북한 지도부와 주요 시설에 대한 정밀 선제타격으로 보고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현재 대응이 한미에 대한 ‘맞춤형 대응’ 형태로 나오는 만큼 일단 최대한 위기수준을 높이기보다 신중하게 진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잠행’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지난 최고인민회의 당시 핵정책 및 대외 기조를 발신했기 때문에 특별한 내부행사가 없는 상황에서 27일간 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10월10일 당창건일은 국경일이므로 공개행사 혹은 경축행사, 국방발전전람회 등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양 교수는 또 “김 위원장은 현재 한미해상훈련에 대한 반발로 성명전보다 무력시위로 대응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등이 이미 예고된 만클 이를 사전에 저지하기 위해 강대강보다 좀 더 안정적인 상황 관리를 위해 한미 협의를 전개하고 국제 공조를 다져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7차 핵실험 자제 공식 메시지 발신도 필요해보인다”고 제시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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