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구’ 이미지를 찾아 나선다.
울산의 A공장과 B공장은 불꽃과 열기가 함께 분출하니 피사체로 ‘딱’이나 보름달과 어울리지 못한다.
가끔 보름달과 불꽃이 한 프레임을 이루면 이번에는 촬영 환경도 문제다.
물론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고 문구를 무시하면 되지만 ‘지킬 것은 지키자’에 차마 그럴 수는 없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자"가 최선이다.
슬도가 반갑다.
공단은 작고 보름달은 크게 촬영할 수 있는 초망원 렌즈의 화각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약 12km의 거리는 주제를 선명하게 담을 수 있는 촬영 조건도 만족시킨다.
평온한 달밤이다.
“아이고” 월몰각을 확인하자 보름달이 공단을 지나 미포조선소 방향으로 기운다.
화암추 등대길과 울산대교 전망대도 “아이고”는 계속된다.
꼼꼼하게 크로스 체크를 했어야 했는데····. 막연한 긍정에서 오는 생각이 무섭다.
다시 공단 속으로····.
달밤에 이리저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포인트야 "너는 어디에 있니?"
서서히 먼동이 트는 시간. “포기해도 괜찮아”,“다음에 기회가 또 올 거야····.”
정신이 ‘목적 있는 사진’을 놓으려 하자 많은 실패의 경험들이 일침 한다.
“너의 생각대로 사진이 척척 나오면 그것이 인생일까?”
“네가 원하는 사진은 절실함 너머에 있고, 깔딱 고개가 마중몰이잖아”
어느 공장 앞, 달 타령도 지처 털퍼덕 주저 않는다.
어! 네가 여기에 있네····. 낮은 자세에 둘이 한 쌍으로 보인다.
자동초점이 무색의 열기와 보름달에 징징거리고, 카메라 화각을 1도만 움직이면 둘은 어울림(?)에서 멀어진다.
“제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반 셔터를 누르자 카메라가 “삐릭” 반응하니 이보다 반가운 소리가 또 있을까.
포커스, 흔들림 방지 장치를 모두 오프 하고 삼각대 헤드 역시 다시 한번 조인다.
밤 달이 낮달로 변하는 월령매직의 시간.
뜨거운 열기가 스멀스멀 보름달을 달구자 둘은 각을 세우며 어울림을 이룬다.
“찰칵” 정성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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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밤에 달 타령은 “내가 원하는 것은 절실함 너머에 있다”를 알려준다. 좌충우돌을 찾아 다시 나선다. 750mm, 1/320초, F16, iso 640. ⓒ 김상문 기자 |
[미디어펜=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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