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충격 확대…카카오뱅크·페이 주가 70% 급락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증권시장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이 올해 63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증권시장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이 올해 63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일 연합뉴스가 한국거래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말 37만 8500원에서 지난 7일 16만원으로 57.7% 급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도 11만 2500원에서 5만 900원으로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네이버 시총은 62조 920억원에서 26조 2470억원으로, 카카오 시총은 50조 1500억원에서 22조 666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두 기업의 합산 시총은 112조 2420억원에서 48조 913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에만 63조 3290억원 감소한 셈이다.

'빅테크'로 분류되는 두 기업은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정책에 따른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26일 장중 46만 5000원, 카카오는 같은 해 6월 24일 장중 17만 3000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시작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이들의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취약한 성장주 특성상 두 종목의 주가 하락 폭은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 폭 25.5%의 2배가 넘었다.

네이버는 주가부양을 위해 기업 인수 등의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최근 네이버는 북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 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인수가가 다소 비싸다고 보고,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포쉬마크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네이버 주가는 17.3% 급락했다. 시총은 5조 4960억원 감소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이 모회사인 카카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 들어 카카오 계열 상장사들의 주가는 모두 폭락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상장된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말 9만 1000원에서 지난 7일 3만 9600원으로 56.5% 하락했다. 한때 5만 9000원의 주가를 기록했던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68.9% 급락한 1만 8350원에 마감됐다. 카카오페이는 17만 4500원에서 77.0% 급락한 4만 100원에 불과하다. 뱅크와 페이는 모두 공모가(뱅크 3만 9000원, 페이 9만원)의 절반에도 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두 기업은 최근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주가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씨티증권은 페이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바꿨다. DB금융투자는 뱅크에 대해 부동산시장 침체로 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며 목표주가를 2만 4600원에서 1만 62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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