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강달러 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역대급 3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판매량의 절반에 해당되는 물량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강달러 기조에서는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부문의 악재가 예상되고 있지만, 전체 제품믹스가 내연기관으로 짜여있는 만큼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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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들./사진=미디어펜 |
11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연결 기준 매출액 35조1136억 원, 영업이익 2조914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64%, 81.40% 증가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최고점을 찍은 지난 2분기(매출액 35조9999억 원, 영업이익 2조9798억 원)와 비슷한 규모이기도 하다.
기아차 또한 올해 3분기 매출액 22조1438억 원, 영업이익 2조223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73%, 67.53%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3분기 기준 최고치다. 글로벌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과 경기침체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만큼은 이를 피해가는 모습이다.
호실적 전망의 근거는 고환율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원화 약세에서 강점을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국내 생산량의 60% 가량을 해외로 수출하고, 이 중 북미 수출 비중은 평균 50%(현대차 약 60%, 기아 약 30%)으로 매출액 중 달러화 비중이 높다.
부품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으나 중국 의존도가 높아 달러화 영업비용 규모는 대출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강달러가 지속될 수록 높은 환율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상반기만 해도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현대차·기가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는 약 2조 원 이상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 1800억 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3분기 평균 환율 1326원·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2원 증가한 점을 대입하면 현대차와 기아는 환율 효과 만으로 합산 영업이익 약 1조2000억 원의 추가 이익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4분기에도 현 수준의 원·달러 환율(1430원·달러)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2022년 연간 누적 영업이익 증가 금액은 약 5조 원 수준까지 확대(현대차 2.7조 원, 기아 2.2조 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는 비수기'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도 현대차·기아의 호실적을 기대하게 한다. 양사의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현대차 102만249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75% 늘었고, 기아도 61만9020대로 10.67% 증가했다. 양사를 합하면 164만1514대로 같은 기간 차량 판매가 12.57% 늘었다.
전기차와 SUV,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량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평균단가(ASP)가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전체 판매량까지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환율에 따른 현대차·기아의 호실적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IRA에 따른 전기차 판매 감소 영향이 서서히 감지되고 있지만, 환율 상승세와 탄탄한 내연기관 수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와 누적된 대기 수요 등이 IRA 판매 타격을 상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누적 대기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라며 "내년에도 올해 가계약 수요와 부품 수급 완화에 따른 물량 개선 영향이 맞물려 상반기 영업이익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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