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가 판촉용 볼펜 한 개 대금까지 보험설계사들 급여에 반영하는 등 무리한 압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흥국생명 본사 전경./사진=흥국생명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영업홍보용 물품인 볼펜을 나눠주고 추후 볼펜대금을 설계사 급여에 반영했다.

최 의원실이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소속 보험설계사들로 하여금 회식자리에 참석하게 한 후 식사비용까지 참석자 숫자만큼 나눠서 급여에 반영하거나 홍보용 고무장갑과 위생비닐 비용까지 급여에 반영하는 일도 발생했다.

또 최 의원은 “흥국생명의 이러한 갑질 행태는 흥국생명을 소유한 재벌일가와 계열사의 과거 행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흥국생명의 대주주인 태광그룹의 이호진 회장은 2011년 배임과 횡령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간암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낸 뒤 술집 등지에서 목격돼 황제보석, 옥중잔치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로 구속집행정지 와중에도 계열사 직원들에게 김치와 와인을 강매했다며 고발당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처럼 소유 계열사들의 횡포와 갑질로 얻은 수익을 통해 이 회장이 지난 5년간 받은 배당금액만 266억원에 달한다. 연간 50억원 꼴이다.

최근 불거진 흥국생명의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설립 추진도 이처럼 소속 설계사에 대한 갑질과 횡포가 기저에 깔려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최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흥국생명은 최근 방카슈랑스를 통한 확정고금리의 저축성보험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도 운용자산이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해 추후 보험급 지급을 하지 못하게 되는 등 소비자 피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소속 설계사들에 대한 보험사의 갑질과 횡포가 정도를 심각하게 넘고 있다”면서 “수익만을 추구하는 지나친 행동들이 결국에는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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