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와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최근 3년 새 세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 활황기가 지속되고 건축 수요가 커지면서 보험사와 저축은행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PF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했으나 최근 금리인상,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2018년 말과 비교해 5조6000억원 증가한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관련 대출 잔액은 14조7000억원에서 25조4000억원으로 10조7000억원, 손해보험사의 경우 9조8000억원에서 18조1000억원으로 8조30000억원 늘었다.

최근 5년 새 저축은행과 보험사들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이 24조6000억원 늘어난 셈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한 건당 50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의 잔액도 같은 기간 10조3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PF 대출은 건설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보고 대출해 주는 것을 말한다. 건설사가 금융권 대출로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올린 뒤 분양 수익을 내는 구조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수익을 내기 쉽지만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높아지고 자산가격 하락이 동반돼 미분양이 확대될 경우 금융사까지 대규모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이에 현재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주택가격 하방 등으로 PF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혜영 의원은 “원자재 가격과 금리가 오르는데 자산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규모 PE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최근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물론 규모가 큰 대출의 잔액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원자재 가격과 금리가 오르는데 자산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비은행금융기관의 대규모 PF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도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가격이 하락 전환한 상황에서 경제 여건 등에 따라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15일 ‘2022년 6월 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을 발표하고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권의 부동산 PE 대출 잔액이 전분기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한 43조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조3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에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사업자금의 20%를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경우에만 부동산 PF 대출을 취급할 수 있으며 100억원 미만 금액만 취급하는 등의 규제가 있어 과거처럼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과거와 같은 부실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건전성을 우려해 관련해 충당금을 더 많이 쌓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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