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이 유지돼 13일인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 한국거래소(사진)가 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13일인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오후 열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신라젠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격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거래정지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다시 거래가 재개된다.

이번 상장유지 결정에 대해 거래소 층근 "신라젠이 거래소로부터 요구받은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을 추가 보완하고, 연구인력 등을 확충한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1심 격인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2020년 11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고, 개선기간이 끝난 뒤 올해 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려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후 지난 2월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재차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非)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했었다.

신라젠은 지난달 8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했고, 연구·개발(R&D) 인력을 충원하고 기술위원회를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Basilea)로부터 항암제 일종인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해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한때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은 2019년 미국에서 진행하던 간암 임상 3상이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지난 6월 기준 16만5483명에 달하고, 이들이 총 발행주식 수의 66.1%(6792만6063주)를 보유 중이다.

거래정지 직전인 2020년 5월 4일 신라젠 종가는 1만2100원이고, 시가총액은 1조2447억원이다. 거래소는 신라젠의 직전 종가인 1만2100원을 평가가격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최저 호가(6050원) 및 최고 호가(2만4200원) 가격의 범위 내에서 기준가격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거래가 재개되는 13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호가를 접수해 단일가격에 의한 매매 방식으로 결정된 최초 가격을 기준가로 삼는다. 이 기준가의 상하 30% 범위에서 다른 종목과 동일하게 매매가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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