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권 정기예금 최고 금리가 4%대까지 오르면서 보험사들도 4%대 저축보험을 선보이며 금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예적금으로 고객이 몰리자 보험사들도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규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보험사들의 현재 운용자산이익률은 3%대에 불과해 역마진이 우려되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푸본현대생명이 연 4% 저축보험을 출시한 이후 한화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높은 금리의 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의 저축보험은 판매 3일만에 5000억원 물량이 완판된 바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11일부터 4.5% 금리의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3%대 상품으로 2500억원, 지난달에는 4% 상품으로 7000억원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동양생명도 지난달 22일 4.5%의 저축보험을 출시해 5일만에 5000억원의 물량을 모두 완판한 바 있으며, 흥국생명의 4.2% 상품도 목표액 3000억원 완판에 성공했다.

올해 생보사들은 금리인상기를 맞아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채널에서 판매 중인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상품의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올해 초만해도 생보사 저축보험 금리는 1~2%대 초반에 불과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하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왔다. IFRS17이 적용되면 현재 원가 기준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뀌는데 이때 저축보험 물량이 많을 경우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보험사들이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단기간에 보험료 수입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저축보험 판매에 다시 나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차역마진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들의 올해 6월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나타났다. 최근 생보사 4%대 저축성 상품이 이들 운용자산이익률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운용자산이익률이란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운용해 얻는 수익을 말한다. 보험상품의 이자가 자산을 운용한 보험사 수익률보다 낮으면 약속한 이자만큼 투자 이익을 보전하지 못하는 이차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영향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변액보험보다 저축보험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보험사들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금리 저축보험 판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역마진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저축보험 상품들에 대한 이자는 당장 지급하는 것이 아니고 만기 때 지급하는 것으로 향후 운용자산이익률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기준과 단순 비교해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또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운용자산이익률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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