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흥국생명 등도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GA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전속설계사를 이동시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운용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 사진=흥국생명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HK금융서비스(가칭) 설립 인가 신청을 냈다. 이르면 내년 초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흥국생명 전속 설계사는 지난 7월 말 기준 1800여명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처럼 전속 설계사를 자회사형 GA로 이동시키는 제판분리를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라이나생명은 올초 텔레마케팅(TM) 설계사 3500여명을 모두 자회사 GA 라이나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고, 라이나금융서비스를 TM 판매전문회사로 탈바꿈했다.

동양생명은 올해 초 본사 TM조직을 분리해 업계 첫 TM판매자회사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신한라이프 역시 내년 초를 목표로 TM 조직을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실시했다. 당시 미래에셋생명 전속 설계사 3500여명이 모두 자회사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했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4월 제판분리를 통해 소속 설계사 2만여명을 자회사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시켰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제판분리를 추진하고 나서는 것은 생보상품과 손보상품 모두 판매가 가능한 GA로 판매주도권이 이동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판분리는 우리나라보다 보험시장이 선진화된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 신계약 가운데 GA채널을 통한 비중은 생명보험 40.4%, 손해보험 58.2%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GA에선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높은 판매수수료를 제시하면서 공격적으로 설계사를 확보해왔다. 이에 GA 소속 설계사는 24만명으로 전체 설계사 인력의 58.2%를 차지했다. 전체 보험판매량의 절반 정도를 GA가 관여한 셈이다.

보험사들은 제판분리를 통해 설계사의 경쟁력 향상과 그로 인한 수입 증대, 소비자 편의 향상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윈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판분리는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설계사의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선순환 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비용절감 등은 부수적인 부분”이라며 “GA 시장은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권하고 시스템과 체계를 잘 갖춘 GA들이 생존하고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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