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례적 당대회 직전까지 다양한 종류 동시다발 도발 감행
시진핑, 대만 무력통일 언급…신냉전 고착화·북 도발 위험 커져
이종섭 “북 9.19 위반, 치밀하게 의도된 도발 시나리오 시작”
전략연 “북, 신냉전 구도에 기여 의도…체제안전 등 이점 노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제20차 공산당 당대회가 16일 개막해 22일까지 이어진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를 중국 당대회 이후부터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까지로 예상한 바 있어 한반도 정세가 격화될 기로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중국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도발을 자제해왔던 것과 달리 당대회 직전까지 전례없이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명백해보여 이미 중국의 양해까지 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대회 개최를 계기로 유대와 소통을 강화하자는 친서도 주고받았다. 1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 13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전하면서, 앞서 김 위원장이 중국 국경절 73주년을 축하한데 대한 답신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서한에서 “지금 국제 및 지역 정세에서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중조(북중) 쌍방 사이에 전략적 의사소통을 증진시키고 단결과 협조를 강화해야 할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도 이날 중국측에 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축전을 보내 ‘동지적 유대’를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서한이 당대회 기간 중 북한의 무력도발을 자제해달라는 당부라는 해석도 나왔으나 북한은 시 주석의 서한을 받은 다음날인 14일에도 이른 새벽시간인 심야부터 오후까지 동·서해 해상완충구역에서 동시다발 포병사격을 벌였다. 동시에 북한은 새벽 1시 49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6.20./사진=조선중앙통신

따라서 중국도 제어할 수 없거나 혹은 관망하는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6일 합동참모본부에서 “북한이 정당한 우리측의 사격훈련을 ‘고의적 도발책동’이라고 주장하면서 9.19 군사합의 위반 행위를 서슴치 않는 것은 치밀하게 계획된 도발이자, 의도된 일련의 도발 시나리오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도발에 따른 추가 제재 결의 및 규탄성명 채택을 시도할 때마다 반대하고 있는 중국이 당대회가 끝나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 카드’를 더욱 노골적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시 주석은 당대회 개막식에서 “대만에 무력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 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 중인 시 주석이 3기 집권을 열면서 ‘대만의 무력통일’을 언급한 것은 향후 중국의 외교·안보정책의 방향 제시란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시 주석이 대만 침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향후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는 물론 북한의 더욱 위협적이고 노골적인 무력도발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수석·안제노 연구위원은 5일 발간한 이슈브리프에서 “북한은 최근 미국과 서방 대 중국·러시아 간의 외교 및 군사 갈등으로 세계질서가 변화하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최근 국제질서의 변화를 바탕으로 북한은 기존 고립탈피전략을 넘어서 한반도에서 신냉전 구도 형성에 기여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계산했을 북·중·러 3각 공조를 통해 얻을 이점에 대해 “북한에 체제 안전, 실질적인 대북제재 완화 및 해제 효과, 북한 비핵화 유보 및 핵보유국 위상 확립을 꾀하고, 국제정치질서에서 주요 행위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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