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한 주택 시장 조정은 필요…매수심리 개선 위한 정책으로 연착륙 유도
[미디어펜=이동은 기자]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급등한 부동산 가격에 대한 조정은 필요하지만, 부동산이 가계자산에서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연착륙 과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하나금융포커스’에 따르면 최근 매수심리 위축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감소하고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가속화,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아파트 거래량과 거래총액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주택가격 하락세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 장기화, 가계부채 규모 확대로 유동성 공급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통화 긴축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상승 폭이 컸던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 주요국들도 금리 인상 폭이 확대되면서 주택가격 상승 폭이 축소되거나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2020년 말 10.4%에서 지난해 말 18.9%로 증가했다가 올해 7월 말 8.9%로 하락했다. 호주 주택가격도 지난해 동안 20.9% 올랐지만, 올해 9월까지는 3.7% 떨어졌다.

◆ 주택시장 연착륙 위해 구체적 완화 정책 필요

금리 상승과 건자재값 상승 등 거시금융여건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 폭은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14년부터 지나치게 급등한 주택시장에 대한 가격 조정이 필요하지만, 연착륙 과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은 국내 가계자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택가격이 급락하면 가계부채 부담을 증대시키고 가계자산구조의 취약성을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감소하는 역자산효과가 발생하면서 다른 부문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구체적 이행방안이 담긴 공급정책과 수요확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전국 270만가구 공급계획과 민간 주도 공급 모델을 제시했지만,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공급계획과 이행방안, 정주여건 및 교통망 등을 고려한 공급 세부계획이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소득 대비 주택가격 상승 폭이 컸기 때문에 주택 구입 가능성을 높이는 대출 규제 완화, 거래세 인하 등으로 시장 활성화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평가 우려가 큰 주택시장이기에 가격이 조정될 필요는 있으나 부동산이 가계자산에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연착륙 과정이 중요하다”며 “매수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구체적 공급계획과 수요확대 방안으로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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