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초록빛으로 물들고 생기로 넘치는 5월, 충북 지역 중소벤처기업 근로자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도 사업화 경험이 부족해 시름을 앓던 이 지역 벤처기업에게 해외진출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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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충북혁신센터, 멈추지 않는 발걸음…벤처 진화의 법칙 '여기에' |
충청북도 영동에 소재한 유니크바이오텍. 이곳은 독자적인 프로폴리스 제조기술로 국제특허 지원을 받아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만들어내는 천연항생물질로 가축과 양어용 사료에 첨가하는 보조제로, 최근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선 해당국의 특허출원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이를 추진할 전문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 지방 벤처기업으로선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필수사항이다.
해외 진출이 절실한 상황에서 회사는 어느날 수출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관련 분야 최고의 연구진과 기술을 개발해온 LG생명과학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게 된 것이다.
LG그룹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LG생명과학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유니크바이오텍의 관련 기술 국제특허 추진을 돕고, 관련 분야 전문 인력을 투입해 회사의 프로폴리스 사업을 전방위 지원할 계획이다.
일본 유명 대학에서 초고압 기술을 활용한 화학성분 추출기술을 배워 국내 특허를 보유한 벤처사업가 김두현 뻬르코 대표에게도 도약의 기회가 찾아왔다.
초고압 기술은 화학 성분 추출에 있어 기존의 열을 이용한 것보다 시간과 불순물을 줄여 성분의 순도를 높이는 차세대 기술이다. 김 대표는 이런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사업화 경험이 거의 없어 고민을 거듭해왔다.
그런 김 대표에게 LG생활건강이 든든한 후원자로 자처하고 나섰다. 그동안 해당 분야 노하우를 토대로 전문 컨설팅은 물론 다양한 지원을 통해 뻬르코의 기능성 식품과 천연화장품 원료추출 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할 계획이다.
LG는 그동안 바이오·뷰티산업 등 충북지역의 특화된 산업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결합해 벤처기업의 성장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충북혁신센터와 함께 충북지역 유망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창업 활성화에 본격 나서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도 이끌어냈다.
LG는 여려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제품기획, 마케팅, 특허 컨설팅 등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펼쳐, 지역경제 활성화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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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달 중순 충북 청주 세일하이텍을 방문, 박광민 대표에게 LG화학으로부터 특허를 무상으로 양도받아 2차전지 핵심소재 개발에 성공한 협력성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LG그룹 제공 |
이른바 ‘상생협력’으로 대표되는 LG의 적극적인 행보는 구본무 회장의 발로 뛰는 현장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언제나 ‘혁신’을 강조하는 그는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양측이 더 많은 성과를 내고 더 큰 성장할 수 있는 상생협력 정신을 모든 임직원에게 설파해왔다.
앞서 구 회장은 올해 초 한 공식석상에서 “우수 기업을 발굴하고 협력해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중소벤처기업, 협력업체 등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최근 구 회장이 청주시 소재 충북혁신센터와 이 지역 LG 협력회사, LG하우시스 공장 등을 잇따라 방문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그룹과 계열사 최고경영진 모두와 함께 현장을 직접 점검하는 등 혁신경영을 몸소 실천했다.
당시 구 회장과 LG 최고경영진은 대형버스 2대에 나눠 타 함께 이동하면서 모든 일정을 소화해 주위의 시선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당시 구 회장은 혁신센터에 사장단과 함께 방문한 것과 관련해 “충청북도와 힘을 합쳐 창조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있어 사장단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창업지원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특허개방 외에도 중소·벤처기업의 제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장비와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는 ‘생산기술 서포트존’을 충북혁신센터에 추가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생산기술 서포트존은 중소·벤처기업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3D 프린터, 고속 가공기 등 수천만∼수억원대의 고가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충북혁신센터에 따르면, 지난 1979년 럭키가 이 지역에 처음 들어온 이후 현재 9개의 LG 사업장이 충북 지역내총생산(GRDP)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전국 창조혁신센터 가운데 충북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 우선대상으로 꼽고 있다.
혁신센터 한 관계자는 “충북지역의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LG와 다양한 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며 “벤처기업의 특허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뷰티·바이오·에너지 등 지역 특화산업에 LG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결합해 시너지가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