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당 대포’를 자임하던 정청래 최고위원의 입에 결국 문재인 대표가 재갈을 물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삼국사기의 ‘읍참마속의 심정’까지 거론하며 정청래 최고위원의 최고위원회 참석을 불가했지만 정 위원이 이에 반발하자 ‘최고위원직 직무 정지’ 징계를 내렸다.

‘공갈 사퇴’ 발언으로 주승용 최고위원과 갈등을 빚던 정청래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직무 정지로 내분을 수습하려는 문재인 대표의 강수였지만 쉽게 분위기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직 직무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안철수·박지원 의원 등은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당이 산다며 쇄신책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내분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당내 비노계의 반응이 냉랭해 친노 대 비노계의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정청래 위원은 문재인 대표의 징계 처분에 트위터를 통해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지만 비노계에서는 출당을 요구하는 등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비노계 성향의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전순옥 의원은 “출당도 못하면 우리 당은 봉숭아 학당으로 남는 것”이라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공갈 사퇴’ 막말을 들었던 주승용 최고위원 측도 “정 최고위원을 징계 하라고 사퇴한 게 아니다.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답을 문재인 대표가 내 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최근 안철수 의원에게 인재영입위원장을 제의 했지만 안철수 의원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은 “현 상황에서 야당에 올 사람이 있겠느냐. 지금은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문재인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박지원 의원도 13일 “문재인 대표가 ‘혁신 하겠다’고 한 지 2주가 됐는데도 아무 것도 없다”며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박지원 의원의 속내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사퇴’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 4·29재보궐선거 이후 문재인 대표에 대한 불만과 친노·비노계의 골깊은 갈등 해소책을 기대하고 있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