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측근 김용 민주당사 사무실 압색 시도 후 정국 '살얼음판'
대장동 특검 제안 이재명 "사탕하나 받은 거 없어" 국힘 "속보이는 수사회피"
정치권 일각, 수사중 사건 '특검 주장' 논리적이지 않고 설득력도 부족 지적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진행중인 검찰의 칼끝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의 턱밑을 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지난 19일 이 대표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무실이 위치한 민주당사 압수수색 시도 후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검찰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야당 탄압"이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국감도 중단한 채 결사항전 태세에 돌입하자, 국민의힘이 "법치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총공세를 펴면서다.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윤석열 정권 정치 탄압 규탄문'을 내는 등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야당 탄압' '검찰 쿠테타'라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 대표는 "대선자금 운운하는데 불법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라며 "야당 탄압"이라고 공세를 폈다. 최측근 김 부원장에 대해서는 "김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인데, 저는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과 관련 10월 2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단독 개의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국정감사도 내팽겨치고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며 '떳떳하면 검찰 수사를 받으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이 대표를 향해 "자신의 배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위해, 모든 배를 하나로 묶는 조조의 연환계가 생각난다”라고 힐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우리 속담에 '감출수록 드러난다'는 말이 있다"라며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지난 18일 체포된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1일 새벽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구속영장에 김 부원장이 지난해 4월부터 8월, 사이 4차례에 걸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 대장동 개발 관계자들로부터 8억 4700만원를 수수했다고 적시했다. 

김 부원장은 지난 2021년 7월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경선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서 경선 과정을 총괄했다. 유 전 본부장에서 김 부원장으로 돈이 건너간 시점이 이 대표가 경선을 한창 준비하던 시기와 겹치는 것이다. 김 부원장은 검찰에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왜곡되고, 야당을 향한 노골적 정치탄압과 보복수사의 칼춤소리만 요란하다"라며 "특검으로 대장동 사건의 뿌리부터 잎사귀, 줄기 하나까지 남김없이 투명하게 확인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거듭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온갖 방해에도 업자들로부터 70%의 개발이익, 즉 5000억원이 넘는 돈을 공공의 몫으로 환수했다"라고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정치자금은커녕 사탕 하나 받은 것도 없다"라고 항변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제 와 특검을 하자는 것은 속 보이는 수사 회피"라며 "수사가 안 될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피하다가 정권이 바뀌어 수사를 제대로 하니 특검을 주장한다. 의도적인 시간끌기, 물타기, 수사 지연에 다름 아니다”라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과 관련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10월20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치권 일각에서도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에 대한 '특검' 제안은 설득력이 없고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도 않을 뿐더러 진정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금 수사 중인 사항에 대해 특검을 한다는 건 논리적인 타당성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중이지 않나. 수사 결과가 미진하거나 잘못됐다거나 하면 (이 대표의 특검 주장이) 논리적으로 타당할 수 있다. 그런데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수사를 하지 말고 특검을 하자는 건 설득력이 전혀 없다"라고 직격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특검은 검찰수사가 미진하거나 끝났을 때 하는 것"이라며 "지금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1심 관련자가 구속 위기에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특검 (얘기를) 꺼낸다는 건 수사를 회피하고 질질 끌어보자는 정략적 의도로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피하고자 하는 술수"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