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끌어올리면서 은행권에서 수신금리를 잇따라 올리자 2금융권에서도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저신용자 대출 취급을 줄이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2금융권에서도 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의 대출 취급을 줄이면서 저신용자들의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개인신용대출 3억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지 않은 저축은행은 1·4분기 말인 지난 3월 말 4곳에서 8월 말 11곳으로 늘었다.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한 저축은행은 44곳에서 46곳으로 늘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의 평균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4.97%로 집계됐다. 이달 1일까지만 해도 3.85%를 보였으나 지난 8일 4%로 집계된 이후 급속도로 올라서고 있다.

이에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 대상 개인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저축은행은 올해 초 27곳에서 최근 21곳으로 6곳 줄었다.

카드업계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사채(이하 여전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시장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금리도 6%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저신용자의 경우 대출을 받기 더욱 어렵게 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롯데‧BC)의 나이스, KCB 기준 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762점으로 확인됐다.

이는 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중‧저신용자들은 사실상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중저신용자는 신용점수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850점(옛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인 사람들을 일컫는다.

카드사 중에는 BC카드와 하나카드 평균점수가 각각 856점, 850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KB국민카드 740점, 롯데카드 737점, 우리카드 724점, 신한카드 720점 순이었다.

2금융권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신용자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금융권의 경우 이용하는 주고객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렵거나 1금융권에서 대출한도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저신용자 또는 다중채무자이다 보니 이용액 규모가 늘어나면 연체율도 자연스럽게 오르는 구조를 보인다. 2금융권 대출금리는 은행권 신용대출 등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높다.

2금융권 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난다면 저신용자에게 고금리를 받아서라도 대출을 해줄텐데 취약차주의 경우 금리를 높게 받아도 부실 위험이 커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는 저신용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고위험상품까지 취급하기가 어려워졌다”며 “개인신용대출 취급액이 전체적으로 줄면서 저신용자는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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