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상엔 17년 간 무료 급식소 운영해온 '나눔의 둥지' 등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오롱그룹 오운(五雲)문화재단은 25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 원&온리 타워에서 제22회 우정선행상(牛汀善行賞)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 제22회 우정선행상(牛汀善行賞) 대상을 수상한 최경숙 씨./사진=코오롱그룹 제공

이 날 시상식에는 이웅열 이사장과 손봉호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위원과 지난해 수상자 등이 참석해 올해의 수상자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함께 했다. 오운문화재단의 우정선행상은 2001년부터 우리 사회의 숨겨진 선행과 미담 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했다.

올해 우정선행상 대상에는 45년간 의료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들을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무료 진료를 펼쳐 온 최경숙 씨가 선정됐다. 본상에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매일 희망급식소를 운영해 온 ‘나눔의 둥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검정고시 교육 등 무료교육 봉사를 이어 온 ‘청소년 자유학교’, 19년동안 장애인들을 위한 국악 교육활동을 펼쳐 온 한홍수 씨 등 총 3인(팀)이 선정됐다.

대상에 선정된 최 씨는 지난 45년간 의료봉사를 본인 삶의 본분으로 여기며 활동해와 의료봉사의 대모로 불린다.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 차였던 1976년 처음으로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최 씨는 1993년 소아과 전문의인 남편 최병한 씨와 함께 소록도의 한센인들을 돌보는 ‘소록밀알회’를 만들면서 의료 봉사활동에 본격 나섰다. 소록밀알회는 지금까지도 매년 두 번씩 각종 약품을 챙겨 소록도를 방문하고 한센인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나누고 있다.

최 씨의 의료봉사 활동에 기폭제가 된 전환점은 본인에게 찾아온 암 선고였다. 1999년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은 최 씨에게 삶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심어준 이는 뜻밖에도 자신이 돌보며 친해졌던 소록도 한센인 할아버지였다. 소록도 환자들의 바람대로 수술과 항암치료로 기적처럼 회복한 최 씨는 ‘덤’으로 주어진 삶을 ‘나눔’으로 채워가리라 마음먹었다.

이후 최 씨는 소록도를 비롯해 전 세계 한센인들을 위한 의료 봉사진을 꾸리고 필리핀, 아프리카, 인도 등으로 해외활동을 시작했고 2002년에는 소외지역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 2004년부터는 노숙인들과 쪽방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도 시작했다. 고대의대여자교우회 의료봉사단 창단, 대한의사협회의 ‘의료사랑나눔’ 참여 등 의료 봉사활동과 함께 각종 첨단 의료장비를 활용해 높은 수준의 진료가 이루어지는 데도 앞장섰다.

지금까지 △대한기독여자의사회장 △서울시의사회 의료봉사단 부단장 △한국여자의사회 해외의료봉사위원장 △굿피플의사회 회장 △고대교우회 의료봉사단장 △사단법인 선한의료포럼 단장 △밀알장애인복지회 의무이사 등을 맡는 등 최 씨가 다양한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도 오로지 효율적인 의료 봉사활동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 결과 2002년부터 이라크·아이티·필리핀·네팔 등 해외 재난 현장에도 발 빠르게 달려가 힘을 보탤 수 있었다.

이웅열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은 "45년이라는 오랜 기간동안 자신의 전문 분야를 바탕으로 아낌없이 봉사를 꾸준히 펼쳐온 점, 건강 악화라는 어려움을 극복한 후 삶을 봉사로 채워가겠다는 다짐으로 다양한 대상과 장소로 봉사 영역을 확장해 나간 점 등이 우리 사회에 충분히 귀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