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협치'를 호소하고 나섰다. 그러나 제1 야당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소리 듣는 것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국회 시정연설을 갖고 "이번에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우리 정부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현안을 해결할 것인지 그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일성으로 "새 정부의 첫 번째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직접 설명드리고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5개월여 만에 이 자리에 다시 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공공부문부터 솔선하여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고, 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 또 민간 주도의 역동적 경제 지원, 국민 안전과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 강화에 투입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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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두번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이번 시정연설을 밝혔다. /사진=공동취재사진 |
그러면서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639조 원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했다"며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재정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되고 국가채무 비율도 49.8%로 지난 3년간의 가파른 증가세가 반전되서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내년도 예산안 내용을 상세히 밝힌 시정연설에서 강조한 것은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이었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이를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호소이기도 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예산안은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지도이고 국정 운영의 설계도"라며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이날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 내용을 크게 복지-미래성장 순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먼저 '복지' 예산의 경우 윤 대통령은 이날 기초생활보장 지원, 저임금 근로자 및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지원 확대, 소규모 사업장 근로환경 개선, 장애인 및 한부모 가족에 대한 맞춤형 지원 강화,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반지하 쪽방 거주자 지원, 전세 사기 피해자 보호, 청년 주택 확대, 기초연금 인상, 민간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확대, 에너지 바우처 지원, 중소농 공익직불금 지급 확대 순으로 예산편성 취지를 밝혔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미래성장'과 관련해 지방소멸 대응 특별양여금 확대, 첨단산업 전문인력 양성 및 연구개발, 원자력 생태계 복원, 핵심 전략기술 투자 지원, 벤처 스타트업 지원 확대, 중소기업의 스마트화 지원, 소상공인 채무조정, 청년 영농정착 지원, 수도권 GTX 등 교통혁신, 재해예방체계 강화, 해외 자원개발 투자 확대 순으로 그 취지를 자세히 소개하고 나섰다.
또한 윤 대통령은 국방력 확충 및 병영환경 개선, 사병 봉급 인상 및 보훈 급여 최대폭 인상, 공적개발원조 확대도 그 내용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마지막으로 "지난 5월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추경도 국회의 초당적 협력으로 무사히 확정 지을 수 있었다"며 여야 협치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또한 윤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하여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시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달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윤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이 이뤄진 국회 본회의장에 제1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전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xx 사과하라’, ‘국회무시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