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업의 모태'…면세점 전환, 세계적 랜드마크 육성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그룹 숙원사업인 면세점사업 진출을 위해 신세계가 '85년' 전통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후보지로 내세운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본점 역사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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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신세계 제공 |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유통공룡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내면세점 입찰을 한달여 앞두고 회사 상징인 '신세계 본점 명품관'을 후보지로 최종 선정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백화점 강남점과 본점을 후보지로 검토했던 신세계는 시장성과 상징성을 두루 고려한 결과,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을 내기로 최종 확정했다"며 "그룹의 '업(業)의 모태'이자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 전체를 통째로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시켜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일제강점기·한국전쟁 등 한국의 근현대의 역사를 함께 해왔으며 국내 최초의 직영 백화점으로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1930년 10월, 청계천을 경계로 남촌지역에 국내 최초 백화점인 미스코시경성점이 개점했다. 미스코시 경성점은 일본인들이 주로 상업지역을 형성했던 혼마치의 상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일본인 조선인 고객들로 북적였다.
당시 미스코시백화점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기존 상가와 확연히 달랐으며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방식 또한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져 장안의 화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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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숙원사업인 면세점사업 진출을 위해 신세계가 '85년' 전통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후보지로 내세웠다./사진=신세계 제공 |
해방이후엔 1945년 12월 동화백화점(東和百和店)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미군 PX건물로 이용되다가 1963년 삼성에 인수되면서 신세계백화점이 출범하게 된다.
이렇게 국내 유통시장의 개척자로 시작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국내 최초 바겐세일 실시, 업계 최초 직영백화점 출발 등 현재까지 많은 역사를 써 내려갔다.
현재 신세계 본점은 건물 외관이 근대 건축물의 상징인 '르네상스' 건축 방식 그대로 복원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건물 내부도 타원형 형식의 중앙계단, 앤틱 스타일 엘레베이터, 수입산 고급 대리석을 내부자재로 사용하는 등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신세계그룹은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인 본관을 '프리미엄 문화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가 지향하는 고품격 면세점을 구현키 위해 최근 850억원을 투자해 사들인 SC은행 건물은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SC은행 건물은 1935년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여기에 맞은편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역시 서울 시내에서 몇 안되는 20세기초 근대 건축물이기 때문에 신세계면세점 방문 자체가 서울의 근대 건축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코스가 된다.
신세계는 SC은행 건물에 다양한 고객 서비스 시설,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본점 본관이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면세점 모델로 개발되도록 보완해 주는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외국 관광객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쇼핑환경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명품관 예술작품들과의 시너지로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이란 청사진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명품관 6층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은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야외로 확장된 갤러리'라는 콘셉트로 설계되었고 제프 쿤스, 헨리 무어, 호안 미로 등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은 '살꺼리' 뿐 아니라 풍성한 '볼꺼리'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의 경우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오랫동안 줄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며 "신세계는 이 같은 핵심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제안하는 서울 시내면세점의 규모는 연면적 1만8180㎡(5500평) 정도로 개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