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 "가계부채·한계기업·부동산PF에 금리상승까지…건전성 우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4대 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역대급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내년부터 금융권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제기됐다. 특히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이어 저성장까지 더해져 '3고 1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가계부채·한계기업·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문제가 우려돼 건전성 강화를 위한 금융권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 고금리-고물가-저성장의 경기불확실성 증대로 금융업권의 성장이 둔화할 전망이다. 특히 은행업은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비은행업권은 경기둔화, 조달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내년부터 금융권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위기론이 제기됐다. 특히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이어 저성장까지 더해져 '3고 1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가계부채·한계기업·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문제가 우려돼 건전성 강화를 위한 금융권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업권별로 은행업은 대출증가율의 둔화가 큰 문제로 제기됐다. 대출성장률은 지난해 8.2%에 달했지만, 올해 5.3%로 2.9%포인트(p) 줄고, 내년에는 4.3%까지 뒷걸음질 칠 전망이다. 특히 가계대출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둔화되고, 투자수요 감소로 신용대출이 감소하면서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대출은 소호대출 둔화에도 불구 시설자금 수요 증가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에도 대손비용 증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은 내년에도 증시침체가 지속돼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이 계속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은행(IB)부문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채무보증이 급증한 부동산PF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안정적으로 수수료를 창출하기 위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은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 수요 위축으로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의 경우 금리상승기 채권매매수익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투자손익이 정체되고, 손해보험도 사회적 이동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업은 경기둔화 속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로 카드결제와 리스·할부 성장이 정체되고, 여전채 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성도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PF 규모가 커진 캐피탈사의 건전성과 여전채 시장의 수급 악화로 빚어진 유동성 리스크도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23년 금융 산업은 경기둔화로 성장성이 정체되고 조달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내실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권별 전망이 대체로 부정적인 가운데, 구조적 취약성에 따른 건전성 악화는 큰 골칫거리다. 대표적으로 가계부채는 지난 2011년 916조원에서 올해 6월 1869조원으로 폭증했고, 저금리 영향으로 자취를 감췄던 한계기업도 같은 기간 2604개에서 3572개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PF의 경우 51조원에서 112조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연체율의 경우 지난해 말 0.18%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 말 0.50%로 크게 상승했다. 업권별 대출잔액은 은행 28조원, 비은행 84조원(보험사 43조 3000억원, 여전사 26조 7000억원, 저축은행 10조 7000억원, 증권사 3조 3000억원) 등인데, 금리상승으로 다른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게 되면 PF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건전성이 하향 안정화됐으나, 2023년은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 채무부담의 급증,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부실이 늘어날 우려도 크다"며 "코로나 금융 지원으로 건전성 착시는 더욱 심화될 수 있어 금융회사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테크족들이 선호할 내년도 금융상품은 안전자산과 은행 예·적금으로 좁혀졌다. 특히 단기 부동자금은 고금리 정기예금으로 쏠릴 것이라는 평가다. 주식은 증시 상승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개인 거래대금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은 고금리·대출규제의 영향으로 담보가치가 하락해 개인 자금 유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펀드 등의 간접투자도 개인과 기관이 관심을 줄이면서 자금 유입이 감소할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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