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지역본부로 사용되고 있는 '오리사옥'의 매각에 나섰다. 현 정부가 강도 높은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하면서 LH가 향후 5년간 9조원 규모의 재정 건전화 계획을 내놓은데 따른 것이다.
올해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되며 부채 감축 과제를 떠안은 LH는 지난 2009년부터 매각을 시도했지만 잇따라 불발됐던 오리사옥 매각이 절실한 상황이다.
|
|
|
▲ LH 오리사옥 전경./사진=LH |
27일 LH에 따르면 LH는 다음주 내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사옥에 대한 매각 공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LH는 경기지역본부 오리사옥을 우선 매각하고 소유 사택 40개소 및 유휴부지 6개소, 업무 차량 78대 등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오리사옥과 함께 매각 예정인 사택은 본사 2호, 제주 15호, 광주 3호, 대구 경북 20호 등이다. 유휴부지 5개소는 제주 2개소, 서울 1개소, 경북 1개소, 부산 1개소, 강원 1개소 등이다. 기타 매각이 예정된 보유 자산은 아산, 대전 등의 집단에너지사업과 업무용 차량 78대 등이다.
이와 함께 LH는 지사 소유 사옥 6개에 대해서는 기존 사용 면적을 축소하고 공간 재배치를 통해 여유공간 1만8000㎡를 추가 확보해 외부에 임대할 계획을 내놓았다. 인천, 대전 충남, 전북, 전남 사무실과 충북의 사무실 및 강당, 대구 경북의 도서관 및 카페 등이다.
LH는 또 체육시설 및 주차장 등 공공 성격의 편의시설물 5만3000㎡를 지역 주민에 개방해 소통·편의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본사(축구장 등)를 포함한 9개 지역 사옥내 강당, 주차장, 도서관 등이 개방될 계획이다.
지난 1997년 준공된 오리사옥은 LH 통합 출범 전 대한주택공사의 본사 사옥으로 쓰이다가 현재는 LH 경기지역본부로 사용되고 있다. LH 오리사옥은 대지 면적 3만7997㎡, 건축 연면적 7만2011㎡에 지하 2층~지상 8층의 본관과 지하 2층~지상 4층의 별관으로 구성돼 있다.
LH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한 지난 2009년 10월부터 14차례 매각 공고를 냈지만 번번이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마지막 매각 공고는 3년 전인 지난 2019년 8월으로 당시 매각 예정가격은 4492억원이었다.
이번 오리사옥 매각은 LH의 부채 감축 방안의 일환이다. 현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LH는 지난 6월 재무구조가 취약한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LH는 '재정건전화 계획'을 내놓고 사옥·사택 매각, 단지조성비·건물공사비 등 원가 절감, 신규 출연 제한 등을 통해 9조원 규모의 부채 감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LH의 경우 공기업들의 대표적인 자산 항목 중 하나인 지방 이전 전 수도권에 소유한 종전 부동산을 대부분 매각 완료했다. 마지막 남은 종전 부동산인 경기지역본부 오리사옥에 대해서는 꾸준히 매각을 시도 중이다. 현재 9조원 규모의 부채 절감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오리사옥 매각 성공이 재정 건전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LH 관계자는 "LH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사업 이용의 자산이 대부분이고 사옥도 많이 매각된 상태로 수도권에 남아있는 사옥은 오리사옥 뿐, 매각할 만한 사옥이 많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공공기관들이 지역으로 내려가면서 당시 본사로 사용하던 사옥을 매각하려 했지만 팔리지 못해 현재 경기지역본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LH 혁신안에 과거에 남아있던 보유 자산 매각 내용이 포함돼 매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주인을 찾게 될 경우 현재 오리사옥이 LH 경기지역본부로 계속 사용될 수 있을지는 확답을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