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축제가 악몽으로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3년 만에 거리두기 없이 맞는 할로윈에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던 이태원은 순식간에 탄식과 비명이 가득찬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할로윈을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149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 10월 29일 오후 10시 22분경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할로윈 압사 사고 현장에서 이튿날인 30일 오전 구급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자체와 경찰 등은 사전에 할로윈 기간 동안 이태원에만 하루 10만명 가까운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용산경찰서는 경찰 인력 20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으나 1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몰리면서 통제가 무색해졌다. 그마저도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보다 마약, 성범죄 단속을 위한 인력이었다.

할로윈을 맞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대기 중이던 소방당국은 즉각 현장에 출동하고 관내 구급차를 총동원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이태원에 몰린 구름 인파에 구급차 진입도 쉽지 않았다.

소방당국에 사고가 접수돼 출동하는 시간에도 사람들은 계속 넘어지는 중이었다.

참사가 벌어지기 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때는 어느 정도 우측통행이 자율적으로 지켜졌다고 한다.

사람이 불어나 좁은 길이 가득 차면서 옴짝달싹하지도 못하게 됐고 누군가 밀려 넘어지자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렸다는 게 현장 목격자의 공통된 증언이다.

네티즌 A씨는 트위터를 통해 "방금 죽다가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태원 가파른 길 클럽 골목에서 나오는 길에서 위에 사람들이 밀었다"면서 "위에서 가파른 상태로 미니까 도미노마냥 소리 지르면서 (사람들이) 쓰러졌다"고 밝혔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10대와 2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상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실종자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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