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번째 외무성 대변인 담화 “보다 강화된 다음 조치 고려”
외교부 “북 핵무력 법령·전술핵 선제 사용 시사 등 위협 고조”
통일부 “현 정세 북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것 분명”
전문가 “전략도발 연속 감행 가능성”…“정치국회의 소집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 4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부터 8월 을지프리덤실드, 9~10월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함 동원 한미 연합해상훈련과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공중훈련까지 열거하며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올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올해 들어 3번째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자신들의 최근 군사훈련은 한미가 조성한 불안정한 안보환경 속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할 경우 미국도 대등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엄중한 사태 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무익무효의 전쟁연습소동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정부는 즉각 외교부 대변인의 공개 발언을 통해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9월 핵무력정책 법령을 채택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 선제 사용을 시사하는 등 핵위협을 크게 고조시키고 있다”며 “한미 연합훈련은 이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정부라면 마땅히 취해야 할 방어훈련”이라고 맞받았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도 “이번 외무성 담화는 한미연합공중훈련에 대한 강대강 맞대응의 군사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한반도 긴장고조의 원인이 마치 우리의 연례적·방어적 훈련 때문인 것으로 오도하고 있으나 정부는 현 정세가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11월 강대강 대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현 국면에 대한 책임 돌리기와 명분 쌓기용 담화를 냈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 및 북미 간 역대 최고수준의 상호 불신 관계인 만큼 오판에 의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했다. 

   
▲ 북한 노동신문이 31일 공개한 지난달 4일 일본 상공 위로 발사된 화성-12형 계열의 중거리탄도미사일. 2022.10.31./사진=뉴스1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다음 무력도발에 대해 우선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은 김 위원장이 직접 주관하는 당 정치국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므로 ICBM 발사 후 정치국회의 소집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올 한해 역대 최대 횟수, 역대 최대 규모와 최장 기간의 한미훈련이 이뤄진 것은 북측의 무모한 핵·미사일 무력 증강이 자초한 결과인 것은 분명하다”며 “북측은 자위적인 군사적 대응이라고 하지만 전술핵 선제 사용 법제화, 실제 훈련 내용도 공격적·위협적으로 전환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 교수는 “북미 간 상호 불신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오해와 오판에 의한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역대 최고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반도는 이웃 대만보다 더 전쟁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임 교수는 “북한이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라고 언급한 것은 결국 7차 핵실험,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이 이런 전략적 도발을 한차례가 아니라 연속적으로 동시에 감행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예고한 군사적 조치의 시기는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 전후로 예상되며 내용은 화성 15형 또는 화성 17형 등의 ICBM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므로 평양 인근에서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ICBM 발사 이후 미국의 반응을 봐가면서 7차 핵실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대진 원주한라대 교수는 “11월 한반도에서 강대강 대치 국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책임 돌리기와 명분쌓기용 담화를 냈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의 도발이) 미국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못 끼치고, 남측이 애도기간이라서 이에 대한 정치적 고려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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