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는 은행이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줄여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외환·우리·농협 등 시중 6개 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해 4월 5212개에서 올 4월 현재 5151개로 지난 1년 동안 61개 줄었다. 은행별로 5~16개가 줄어들어 감소폭이 큰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ATM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ATM은 3만7288개에서 3만6325개로 무려 963개 줄었다. 농협은행이 255개로 가장 감소폭이 컸고 하나은행(-252개)과 우리은행(-202개) ATM도 200개 넘게 사라졌다.
은행들이 ATM 감축 경영에 나서는 것은 운영할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기계구입비, CCTV 등 관련장비 설치비, 관리 용역비, 유지보수비 등 전체 관리비용이 수수료 수입보다 많이 들어 통상 한 대를 운영하는데 연간 160여만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동산 임차료가 비싼 수도권에선 대당 수백만 원의 손실을 보기 일쑤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전했다.
ATM이 급격히 줄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거래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의 ATM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럴 경우 더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수수료는 영업 마감시간 전후가 다른데, 마감 전에는 거래 은행의 경우 대부분 무료지만 타행 ATM을 이용하면 600~900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이 고객들의 불만을 무릅쓰면서 ATM 감량경영을 밀어붙이는 것은 최대 수익원인 순이자마진(예금·대출 간 금리 차에서 발생한 수익과 채권 같은 유가증권에서 거둔 이자수익을 포함한 개념)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신한은행(0.09%p), 우리은행(0.06%p), 국민은행(0.07%p), 하나금융(0.05%p)의 올 1분기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0.05%~0.09%포인트씩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 안에 설치된 ATM을 중심으로 줄여 나가기 때문에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권 경기가 좋지 않아 ATM 감축은 물론이고 전기료 아끼기 같은 경비절감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