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교통 정체가 심각함에도 차량 이동을 고집하다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 달 29일 집회 관리 후 오후 9시 47분쯤 용산서 근처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관용차로 이태원 일대로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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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경찰이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본인 및 목격자 진술, CCTV 분석 등을 통해 이 전 서장의 구체적인 동선과 행적을 재구성했다.
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참사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쯤 녹사평역에 도착했지만 차량 정체로 진입이 어려워지자 경리단길 등을 통해 우회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오후 10시 55분에서 11시 1분 사이에 이태원 파출소 근처인 이태원엔틱가구거리에 도착했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엔틱가구거리까지는 직선거리 900m 남짓으로, 도보로 이동하면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전 서장이 차량 이동을 고집한 결과 55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 전 서장은 이태원엔틱가구거리에 도착한 이후에는 차량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태원 파출소까지 도보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발생 후 50분이 지난 오후 11시 5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그 당시 이태원 참사 현장은 이미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나온 상태였다.
다만 이 전 서장은 23분간 머물렀던 식당에서 음주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특수본은 특별감찰팀이 확인한 동선 등을 토대로 이 전 서장이 차량 이동을 고집한 이유와 차량 이동 중 참사 현장 관리와 지휘를 충분히 했는지 여부 등을 따질 계획이다.
또 이 전 서장이 오후 10시 20분쯤 현장에 도착해 지휘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의 허위작성 의혹도 수사선상에 오를 예정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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