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년까지 더 오를 전망…차주 부담 가중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최고금리가 모두 7%를 넘어선 가운데 내년 초에는 가계대출 최고금리가 연 9%에 육박할 전망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종금리 목표를 기존 4%대 중후반보다 더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최고금리가 모두 7%를 넘어선 가운데 내년 초에는 가계대출 최고금리가 연 9%에 육박할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는 지난 4일 현재 연 5.160∼7.646%, 5.350∼7.374%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6.100∼7.550%,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도 5.180∼7.395%를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대출금리가 연 7%를 웃돈 것은 약 13년 만이다.

대출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당장 한국은행은 1%포인트로 벌어진 한미 금리 차를 줄이고,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4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하고, 미국의 긴축기조에 대응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더 인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로 올렸다. 지난 6·7·9월에 이은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조치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현 3.00~3.25%인 기준금리를 3.75~4.0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4.00%로 올라선 것은 금융위기가 닥치기 직전인 2008년 1월 이래 14년 만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FOMC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긴축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선 “매우 시기상조”이며 “최종 금리 수준은 당초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4.5∼4.75%(중간값) 수준이었던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 금리 전망치는 다음 달 5% 안팎으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씨티는 당장 이날 최종 금리 전망치를 기존 5.0∼5.25%에서 5.25∼5.5%로 올렸다.

미국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연 3.00%)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상단기준 1.00%포인트로 확대됐다. 한미간 금리 역전 폭이 커질수록 외국인의 자본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며, 원화 가치도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크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결국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분이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되면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대를 돌파하고, 내년 추가 금리 인상분까지 더해지면 대출금리는 연 9%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한다.

대출금리가 훌쩍 뛰면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도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2조7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추산한 결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인상 폭이 0.50%포인트로 커지면 증가액은 6조5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올해 10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0.50%포인트씩 모두 2.50%포인트 인상하면서 1년 2개월간 늘어난 이자는 약 3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64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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