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SG 랜더스가 우승을 확정하자마자 다른 팀들이 수석코치 영입 경쟁이라도 하듯 코치들을 빼갔다. 마치 SSG가 수석코치 배출 사관학교가 된 듯하다.

8일 막을 내린 2022 한국시리즈에서 SSG는 키움 히어로즈를 4승 2패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SSG 선수단의 우승 감격 여운이 여전한 가운데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팀들의 SSG 코치 영입 소식이 잇따랐다.

올 시즌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새 수석코치로 이대진(48) SSG 투수코치 영입을 발표했다. NC 다이노스는 새 수석코치로 전형도(51) SSG 3루 주루코치를 영입한다고 전했다. LG 트윈스는 김정준(52) SSG 데이터센터장을 새 수석코치로 낙점했다.

이대진 코치는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전신) 왕조 시절 활약했던 명투수 출신이다.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2012년 LG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100승(74패, 22세이브)을 올렸다. 2013년 한화 투수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해 KIA에서 오래 투수코치로 후배들을 조련했다. 2021년부터는 SSG 유니폼을 입고 팀의 통합우승에 토대를 닦았다. 이제 이 코치는 한화에서 수베로 감독을 보좌해 한화의 부활에 힘을 보태게 됐다.

전형도 코치는 1994년 한화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해 두산(OB시절 포함)을 거쳐 2001년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은퇴 후 휘문고 감독, 두산 코치(수비, 작전, 주루), 한화 코치(작전, 주루)로 두루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강인권 신임 NC 감독의 요청을 받고 이번에 NC 수석코치로 이동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김정준 코치는 김성근 전 감독의 아들로 잘 알려져 있다. LG에서 2년간 짧게 프로선수 생활을 한 이후로는 데이터 전문가로 입지를 넓혀왔다. SK, 한화에서 코치를 역임했고,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LG, SK에 몸담았다. 야구국가대표팀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염경엽 신임 LG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데이터 기반 야구에 적임자가 김 코치라는 판단 하에 수석코치로 영입했다.

SSG 입장에서는 우승의 조연이었던 코치들이 한꺼번에 많이 빠져나가 새롭게 코칭스태프를 정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SSG 코치진이 갑자기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후진 양성에 힘쓰는 좋은 코치들은 많고, SSG는 통합우승을 할 정도로 구단과 선수단의 시스템을 잘 갖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