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
지난 5월 10일 오전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일성이다. 11월 10일 그로부터 정확히 6개월이 지났다.
본보는 윤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맞아 ①전반적인 국정운영 ②여건·성과·과제 등 정부 성적표 ③국정운영 긍정평가 등 지지율 추이 분석 순으로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이 지났다. 5년 단임제 하에서 윤 정부 또한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는 시기다.
윤 대통령은 6개월 전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과 주요 가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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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6개월 간 동기 대비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는가 하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거대야당과의 협치는 전무하다. 취임 6개월 직전에 터진 '10.29 참사'는 윤 대통령에게 가장 힘겨운 시험대가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사에서 이야기한 것을 현재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사진=미디어펜, 대통령실, 공동취재사진 |
당시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정운영 철학은 진실을 왜곡하는 반지성주의 극복, 자유의 확대, 공정한 규칙 천명으로 요약된다.
문제는 자유의 확대와 공정한 규칙 정착이다.
우선 공정성에 있어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고, 과거 정권에서 활동한 구세대를 재기용함으로써 새 정치라는 참신함을 놓쳤다.
서울대 법대 출신 인사로 주요 인선을 단행하고 고위 관료들을 세워 뒷받침하는 인사 기조 또한 '오직 능력'만을 강조한 윤 대통령에게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에게는 공정과는 거리가 먼 엘리트주의로만 비춰진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최근 들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부패 세력 척결에 시동을 건 모양새이지만, 지난 3월 대선에서 유권자가 원한 '정의 바로 세우기'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여러 방면에서 애쓰고 있지만 아직 공정한 규칙이 제도적으로 정착되기에는 요원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자유의 확대 또한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 방역 해제 조치다.
다른 모든 국가들이 실내외 모두 마스크를 해제했지만, 한국은 중국과 함께 실내 마스크를 의무화한 나라다. 취임사에서 그토록 자유를 강조했던 윤 대통령은 마스크 해제 조치는 관련 위원회 소관으로 넘겨버린 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의 자유 또한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6개월전 자신의 취임사에서 국내외적 위기·난제 해결을 공언했지만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비토에 막혀 감세나 규제 해제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반복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민주당 탓만 하기에는 지난 6개월간 윤정부의 협치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다른 관전포인트는 갈등 해소와 대북 외교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지나친 집단적 갈등을 통렬하게 지적하면서, 이를 극복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정파·집단·계층·성별간 갈등은 여전하다. 외곽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 지점에서 지나친 양극화 및 사회 갈등을 빠른 성장 및 사회 이동성 제고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복합위기가 커지면서 성장 실현 가능성은 좁아진 상태다.
북한 김정은의 끊임없는 도발 또한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북한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평화적 해결'은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위협으로 안개 속에 빠진 형국이다. 북한의 이러한 행태를 바꿀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가 있어야 할 시점이다.
시작이 반이다. 벌써 6개월이 훌쩍 지났다.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던 윤 대통령 다짐이 언제 지켜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