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구제금융으로 본 신흥국 불안' 보고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앞으로 글로벌 금융여건이 더욱 긴축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거나 부채위기에 진입할 국가가 현재보다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IMF는 경고했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국 전체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 경우 세계 경제 성장 둔화도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앞으로 글로벌 금융여건이 더욱 긴축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거나 부채위기에 진입할 국가가 현재보다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IMF는 경고했다./사진=김상문 기자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발간한 ‘IMF 구제금융으로 본 신흥국 불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속 고인플레 지속과 통화정책 긴축으로 글로벌 금융‧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IMF의 금융 지원국 수와 규모가 확대됐다.

실제 올 들어 IMF가 차관을 제공한 국가수는 17개국(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는 15개국)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IMF 지원국 수는 94개국에 달한다. 올해 현재까지 IMF의 지원 규모는 총 900억 달러로 7월부터 이미 지난해 수준인 688억 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로는 총 26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타격을 크게 입은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환경이 지속되면서 저소득 국가의 취약성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선진국은 대대적인 통화‧재정정책 완화를 단행해 팬데믹 영향을 최소화했으나, 저소득 국가들은 이같은 정책여력이 제한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저소득 국가들은 선진국과 달리 신속한 백신 확보 및 보급에 실패하면서 경제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작년 이후 3고 영향이 가세하면서 저소득 국가들의 금융‧경제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식량가격과 원재자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대다수 저소득 국가들이 민생 위기에 직면했다. 미 달러화의 가파른 강세는 수입물가 경로를 통해 저소득 국가들의 대내외 물가상승 압력 상승과 외화부채 부담을 가져왔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 악화, 대규모 자금유출, 금리 상승 등으로 저소득 국가 중심으로 차입비용이 크게 상승하고 외화조달 능력도 감소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올해 신흥국 채권자금 유출 규모는 2005년 이후 최대인 700억 달러를 상회했고, 신흥국의 외화채권 발행 규모는 9월말 기준 88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IMF는 저소득 국가의 60% 이상이 재정적 의무를 이행할 수 없거나, 이행하지 못할 위험이 높은 상태이며 이는 2015년의 두 배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글로벌 금융‧금융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경우 신흥국 불안이 저소득 국가에서 중대형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 우려가 크다. 이 경우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세계 경제 전체 성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신흥국 전반으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3~4% 사이의 성장률이 예상되며 외견상 견조한 모습이다. 하지만 신흥국 총 156개 국 중 90개 국 이상이 IMF의 지원을 받고있는 것은 이례적인 수준이란 평가다.

앞으로도 신흥국은 차입비용 상승, 완고한 인플레이션, 원자재 시장 불안, 러-우 전쟁 불확실성 등에 지속 노출되면서 경제에 대한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다 코로나19 이후 신흥국의 부채 부담 증가와 중국의 대(對)저소득국 차관 제공 축소 등은 신흥국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가중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IMF는 앞으로 글로벌 금융여건이 더욱 긴축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거나 부채위기에 진입할 국가가 현재보다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황유선 책임연구원은 “중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국으로까지 위험이 확산될 경우 신흥국 전체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신흥국의 세계 경제 성장 전체에 차지하는 기여도가 60%에 달하는 만큼 세계 경제 성장 둔화도 가속화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