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야당이 '10. 29 참사' 국정조사(국조)와 특검을 거세게 밀어 붙이고 있다. 집권 여당 국민의힘은 '수사'가 먼저라며 '국조불가'를 내세우고 있지만 다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정조사 단독 처리를 시사하며 으름장을 놓자, 여당 내에서도 관련 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3당은 지난 10일, '이태원 압사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이들은 국정 조사의 목적으로 "이번 참사의 발생 원인과 참사 전후의 대처 등 사고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참사의 책임 소재를 명백히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여 국민의 미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장외 여론전에도 본격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적극 부각함으로써 국민의힘이 국정조사·특검 수용에 나서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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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역을 찾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대표는 발대식에서 "정부와 여당이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도움을 받아 직접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을 할 때가 됐다"라고 압박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12일 이태원 참사 관련 "157명으로 늘어난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이 절실하다"라며 "국민의힘은 산사람 그만잡고 국정조사와 특검에 나서기 바란다"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의 무리한 국조 요구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이재명 방탄'이고 '패륜적 정치 기획'라며 '국조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의회주의를 내버린 채, ‘국민서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이재명 리스크 방탄'을 위한 길거리 정치에 나섰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대변인은 "민주당이 결국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핑계 삼아 국민들의 서명을 강요하고 나섰다"라며 "169석으로는 이재명 대표를 지킬 힘이 부족하자 이제 국민들까지 이재명 대표 방탄에 이용하고자 한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참으로 안쓰럽다"라고 직격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는 야당만 참여하는 국정조사는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수석을 가진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게 놔둘 수 는 없지 않느냐며 조사 대상이나 시기라도 조율을 해보자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다수석을 가진 야당이 밀어붙인다면 우리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차라리 야당 요구를 받아들여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조 시기나 범위 등을 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시기나 방법 등을 논의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동안 경찰 수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될 거 아닌가. 그렇다면 수사에도 큰 지장 없이 (국조)를 진행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는 14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 등 현안 논의를 위해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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